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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청와대에서 업무를 시작한 22일 기자들이 사용하는 춘추관으로 출입 기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청와대에서 업무를 시작한 22일 기자들이 사용하는 춘추관으로 출입 기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시작하게 돼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22일 오전 7시41분, 전은수 부대변인은 3년7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연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기자단을 상대로 약식 브리핑을 했다. 단상에 부착된 휘장에는 ‘대통령실’이란 명칭 대신 ‘청와대’란 세 글자가 선명했다. 전 부대변인은 “1990년 완공된 춘추관은 조선·고려 때 역사 기록을 맡아보던 춘추관과 예문춘추관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역사를 온전히 기록하고 언론 정신을 추구하겠단 의미가 담겨 있다”며 “대변인실과 홍보수석실, 청와대 기자단과 함께 새로운 춘추관의 역사,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처음 개방된 춘추관은 짐을 푸는 기자들로 북적였다. 정수기, 사물함 등 새로 설치될 집기들을 운반하는 트럭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고, 책상과 테이블 등 사무 집기를 옮기는 이사업체 직원들이 분주하게 건물 안팎을 오갔다. 새로 기자들에게 발급된 출입증에도 ‘대통령실’이 아닌 ‘청와대’ 마크가 찍혀 있었다.

대통령실의 모든 브리핑은 이날부터 춘추관에서 진행된다. 춘추관 브리핑룸에는 이날 아침까지도 청와대를 상징하는 짙은 파란색 페인트를 벽에 덧칠하고, 벽면 위 나무 장식 위 묵은 먼지를 닦아내는 등 ‘때 빼고 광내는’ 손길이 이어졌다. 방송사 기자들이 카메라를 설치하는 동안 이날 브리핑 일정이 없던 강유정 대변인도 브리핑룸을 찾아 단상을 둘러보며 동선을 익혔다. 브리핑 때 기자석 방향을 촬영하는 ‘쌍방향’ 카메라도 설치됐다.

지난 9일부터 순차적으로 이사를 시작한 대통령실은 춘추관을 포함해 절반 이상의 부서가 청와대로 이전을 마친 상태다. 먼저 청와대로 옮겨 온 직원들은 “업무 공간 자체는 용산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 직원은 “이전 비용을 아끼기 위해 컴퓨터 등 사무기기는 물론 책상과 의자, 파티션까지 모두 챙겨 오다 보니 공간은 달라졌지만 사무실 분위기는 이전과 비슷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전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숙직실 침대 같은 집기류는 물론, 보안용 게이트, 차량 통제용 출입 차단기 같은 설치 장비까지 용산에서 쓰던 것을 가져왔다고 했다. 청와대 복귀를 위해 책정된 예비비는 259억원으로,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며 지출했다고 밝힌 832억원에 견줘 적다.

지하철역이 멀고 북악산 자락에 위치해 접근성이 제한된 탓에 출퇴근이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직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기가 어렵다. 점심시간에 짧은 외출도 어려울 정도라 용산에 견줘 외부와 단절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청와대 복귀가 마무리 단계지만, 이 대통령과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 등 핵심 참모들은 여전히 용산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날 강훈식 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 역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뤄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달 말 마지막으로 이사하는 만큼, 핵심 참모조직 역시 그에 맞춰 늦게 이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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