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르엘 전경. 사진 제공=롯데건설
[서울경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신축 아파트 ‘청담 르엘’ 보류지 4가구가 매각 시장에 나왔다. 청약 당시 8만 명 가까이 몰렸던 단지로 시세보다 약 6억 원 낮은 가격에 입찰이 시작되면서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청담삼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전날 전용면적 84㎡ 4가구에 대한 보류지 매각 공고를 냈다. 대상은 6~7층 물량이다.
입찰 기준가는 59억 6000만~59억 8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조합은 기준가 이상 최고가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한다. 입찰은 내년 1월 8일까지, 개찰은 같은 날 오후 4시다.
입찰에는 공고일 기준 만 19세 이상 개인 또는 법인이 참여할 수 있다. 법인의 경우 국세·지방세 체납이 없어야 한다. 입찰보증금은 기준가의 10%이며 현금 납부가 원칙이다. 낙찰 시 계약금 20%, 잔금 80%를 계약 후 30일 이내에 납부해야 한다.
청담 르엘은 서울 강남권 신축 아파트 중 처음으로 3.3㎡당 2억 원을 넘긴 단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전용 84㎡ 입주권이 65억 원에 거래됐다. 이번 보류지 기준가는 최근 시세 대비 약 5~6억 원 낮은 수준이다.
청담 르엘은 지난해 9월 분양 당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전용 84㎡ 분양가가 22억~25억 원대에 책정됐다.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에 이틀간 7만 6000명 이상이 몰리며 강남권 대표 청약 흥행 단지로 꼽혔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소송이나 조합원 누락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해 남겨두는 물량이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권에서 보류지는 보유 주택 수와 관계없이 매입이 가능해 규제 사각지대로 평가받는다.
다만 최근에는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보류지 입찰 수요가 다소 위축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기간에 수십억 원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류지 흥행 여부가 청담 르엘의 추가 가치 상승 기대에 달렸다고 본다. 강남권 신축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입지가 뛰어난 단지라는 점에서 ‘똘똘한 한 채’를 노리는 고액 자산가 수요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