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11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쪽과 만난 뒤 보좌진에게 경쟁사인 업비트(두나무)에 대한 공격적 질의를 주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두 달 뒤인 지난 1월 수학을 전공한 김 원내대표의 차남은 빗썸에 취업했는데, 빗썸 채용 공고에는 수학 전공자를 우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김 원내대표는 당시 가상자산 거래소 문제를 다루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었다.
김 원내대표 전직 보좌관 ㄱ씨는 28일 한겨레에 “김 원내대표가 지난해 11월 말 갑자기 두나무를 공격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가 그즈음 차남 김씨의 이력서를 들고 여러 업체에 취업을 요청했고, 빗썸과 만난 뒤 경쟁사인 두나무에 대한 공격성 질의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김 원내대표 차남은 지난 1월 빗썸에 입사해 올해 6월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가 확보한 김 원내대표 전직 보좌진과 빗썸 대관 직원 사이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보면,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13일 빗썸 대관 직원들과 만찬을 했다. 전직 보좌진들은 만찬 이튿날 빗썸 직원들이 ‘의원님이 둘째 아들 칭찬을 많이 하셨다’는 취지로 말했다고도 전했다. 같은 달 빗썸에서 채용 공고가 올라왔고 ‘수학을 전공하신 분’이 우대사항으로 적혔다. 김 의원 차남의 이력서에는 2017년 8월~2021년 5월 켄터키 대학에서 수학과를 전공한 이력으로 담겼다. 김 원내대표 차남을 위한 ‘맞춤형’ 채용 공고라는 의혹이 나온 배경이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보좌진과 빗썸 직원들이 지난해 11월13일 만찬 약속을 논의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김 원내대표는 지난 2월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실제 업비트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병환 당시 금융위원장에게 업비트를 겨냥해 “우리나라 가상자산거래소의 가장 큰 문제는 특정 거래소의 독과점”이라며 “루나 사태 때도 폭락 직전까지 정상거래를 가장 마지막까지 허용한 업체”라고 했다. 이어 “최근 70만건에 달하는 고객확인제도 위반 사례도 적발됐다”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 쪽은 한겨레의 해명 요청에 “내일 (해명을) 드리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