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폐업한 상점. 뉴스1
[서울경제]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개인사업자 부실이 ‘연체’라는 형태로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대출을 받은 사장님들 가운데 청년층과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상환 능력이 빠르게 무너지며 자영업계 금융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2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의 대출잔액 기준 연체율은 0.98%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체율은 2021년 0.31%에서 2022년 0.36%, 2023년 0.65%로 완만히 상승하다 지난해 들어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연체율 상승은 비은행권 대출이 주도했다. 상호저축은행과 신협 등 비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2.1%로, 1년 새 0.72%포인트 급등했다. 반면 시중은행 연체율은 0.19%에 그쳤다. 고금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한 사업자들에게 연체가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대출을 받은 사람 수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전체 개인사업자 차주 기준 연체율은 2.32%에 달했다. 빚을 안고 있는 사장님 100명 가운데 2명 이상이 이미 연체 상태라는 의미다.
연령대별로는 29세 이하 청년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이 1.29%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취업난 속에 창업에 나선 청년들이 내수 부진과 고금리라는 이중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먼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 규모별로는 매출 3000만 원 미만 소상공인, 고용원 없는 ‘나홀로 사장님’, 사업 기간 3년 이상 10년 미만의 중기 사업자에서 연체율이 두드러졌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기초 체력이 약한 영세 사업자부터 순차적으로 위험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와 동시에 개인사업자들의 대출 규모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개인사업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1억 7892만 원으로 전년 대비 약 30만 원(0.2%) 감소했다. 금융당국의 대출 관리 강화로 대출 문턱이 높아진 데다, 이자 부담을 느낀 사업자들이 비은행권 대출부터 상환하거나 신규 대출을 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비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액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