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청문회가 열린 17일 서울 시내의 한 쿠팡 물류센터 모습. 연합뉴스
쿠팡 일간 활성이용자수(DAU) 추정치가 2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이사회 의장의 청문회 불출석, 과로사 노동자 노동 실태 축소 지시, 불공정 행위 혐의에 대한 조직적인 증거 인멸 등의 논란이 불거지며 ‘탈팡(쿠팡탈퇴)’ 움직임이 현실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쿠팡 일간 활성이용자수(추정치) 자료를 보면, 지난 19일 기준 수치가 1488만2151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6일 일간 활성이용자수(1467만2069명) 이후 최저치다.
지난 10월 초부터 이달 19일까지 약 3개월 동안 쿠팡 일간 활성이용자수가 1400만명대로 내려간 것은 추석 연휴 중간이었던 10월4∼6일과 10월25일, 12월19일 세차례 뿐이다. 이때를 제외하면 지난 10∼11월 쿠팡 일간 활성이용자수는 1500만∼1600만명대를 유지했다. 쿠팡 일간 활성이용자수가 1700만명대로 증가한 시기는 3370만개에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알려진 직후인 11월30일∼12월3일 나흘이다. 자신의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점검하려는 사용자들이 몰려 일시적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쿠팡 일간 활성이용자수는 이달 10일부터 1500만명대 중반 수준으로 내려온 뒤 점진적인 하락 추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20일 쿠팡을 탈퇴한 신아무개(37)씨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신임 대표가 청문회에서 불성실하게 동문서답하는 태도를 보고 탈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김 의장이 청문회에 불출석한 데다가 쿠팡이 외국인 사장을 내세워 국회를 조롱하는 기분이었다”며 “쿠팡 탈퇴 사유에도 ‘청문회 때문’이라고 적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쿠팡을 탈퇴한 ㄱ(50)씨도 “퇴직금 미지급 의혹, 최저가 갑질부터 최근 문제해결보다 대관 업무에만 최선을 다하는 쿠팡의 모습을 보고 탈퇴했다”며 “악덕 기업으로 변모한 모습을 그대로 두고 보는 건 국가적으로도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쿠팡을 탈퇴한 진은영(44)씨는 “시간제 노동자가 일을 열심히 했을 리 없다는 김 의장의 발언이 보도된 것을 보고 노동자의 한사람으로서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진씨는 “쿠팡이 물류센터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 노동조합을 탄압했다는 논란 때문에 찜찜했는데, 이번에 쿠팡의 대처를 보며 소비자에 대한 존중이 없고 한국시장에서 윤리적인 기업의 역할을 할 의지도 생각도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한겨레는 김 의장이 2020년 10월12일 심근경색으로 숨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장덕준(당시 27살)씨의 고강도 노동 실태를 감추기 위해 폐회로텔레비전 상 장씨의 근무 영상 가운데 △물 마시기 △화장실 △빈 카트 옮기기 등을 확인하라며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정황을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