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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의 히든카드<6·끝>



세계 1위 반도체 생산전문(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는 안팎에서 바라봤을때 몇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과제들은 TSMC의 성장과 직결돼 있다. 지금처럼 TSMC가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로서 승승장구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뒤집으면 경쟁업체들에게는 곧 기회로 연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대만 타이베이의 고층 건물들 사이로 가장 높은 101빌딩이 보인다. 타이베이=AFP 연합뉴스
대만 타이베이의 고층 건물들 사이로 가장 높은 101빌딩이 보인다. 타이베이=AFP 연합뉴스


'중국과 한 몸' 지정학적 문제



TSMC에서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정학적 문제다. 여기서 말하는 지정학적 문제란 중국 과의 직접적인 긴장관계 뿐 아니라 대만을 중국과 크게 구별하지 않는 대만 외부의 인식도 포함한다.

대만과 중국의 정치적 긴장관계는 직접적인 지정학적 문제다.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중국이 대만을 따로 떼어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 군사적 긴장관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특히 TSMC의 반도체 공장은 신주과학단지 등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노출된 대만 서부에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반도체지원법 등을 내세워 미국으로의 공장 이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4나노 공정이 가능한 공장을 가동 중이며, 3나노 공정을 갖춘 공장을 추가 건설해 내년 가동 예정이다.

또다른 지정학적 문제는 TSMC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TSMC가 대만 기업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큰 범주에서 중국 기업으로 생각하는 시각도 일부 있다. 이 때문에 TSMC는 미국 기업 인수에 제동이 걸린 적이 있다.

미국 EE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TSMC는 2005년 미국 IBM의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사업부와 함께 뉴욕 포킵시에 위치한 웨이퍼 공장 인수를 추진하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그때 미국에서는 대만과 중국을 같은 선상에서 보고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우려했다. 이때 제동을 건 곳이 인터넷 등을 만든 미국의 핵심 정보기술(IT) 연구기관인 국방고등연구소, 바로 다르파(DARPA)다. 당시 IBM의 웨이퍼 공장은 미 국방부가 필요로 하는 반도체를 주문 받아 생산했다. 결국 TSMC는 IBM과 1년 넘게 협상했지만 인수에 실패했다.

다르파에서 이런 의심을 한 이유는 대만-중국의 관계는 한국-북한의 관계와 다르기 때문이다. 대만과 중국은 정치적으로 긴장 관계이지만 경제적으로는 밀접하게 교류한다. 대만과 중국은 2010년 경제협력협정(ECFA)을 맺어 서로 관세혜택 등을 주고 있다. 이를 통해 대만은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고 거대 시장을 얻었으며 중국은 자본과 기술을 유치했다. 그 바람에 지난해 기준으로 대만의 전체 수출 가운데 대 중국 수출이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은 대만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

뿐만 아니라 3만 여 대만 기업이 중국에 공장이나 연구소 등을 운영 중이다. TSMC도 중국 상하이와 난징에 연구소와 공장을 갖고 있다. TSMC 입장에서 중국은 무시 못할 시장이자 중요한 해외 생산기지다.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전까지 중국 기업들은 TSMC의 중요한 고객사였다. 중국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경우 2019년 TSMC 매출의 14%를 차지해 미국 애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고객사였다.

중국의 값 싼 노동력은 생산원가를 낮추는 요인이 됐다. 그래서 TSMC는 중국 상하이와 난징에 공장을 건설해 일부 제품을 생산했다. 대부분의 제품은 여전히 대만에서 만들지만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일부 반도체가 세계 각지로 판매됐다. 덕분에 중국의 집적회로(IC) 사업이 빠르게 성장해 2021년 세계 시장에서 미국, 대만에 이어 세계 3위로 올라섰다. 미국이 TSMC 등에 공장 이전을 강하게 요구하는 배경에는 중국과의 경제적 밀착도 한 몫 하고 있다.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설립한 JASM 제1공장. 교토=AP 연합뉴스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설립한 JASM 제1공장. 교토=AP 연합뉴스


꿩 대신 일본



TSMC 입장에서 지정학적 위험 요인을 덜어내려면 생산기지를 세계화 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TSMC가 미국에 공장을 확대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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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삼성도 “성공 못할 것”이라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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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② TSMC의 히든카드
    1. • ‘보이지 않는 검은손’ TSMC “경쟁자들을 절망하게 만드는 것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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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삼성에 한방 맞은 TSMC...24시간 풀가동 '나이트호크 프로젝트'로 1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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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미국이 비웃은 아이디어, 대만이 세계 1위 만들었다...TSMC 성공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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