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안세영(한국)이 왕즈이(중국)와의 경기에서 리턴 샷을 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안세영이 선수 생활 이후 처음으로 원피스 형태의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섰다. 무대는 시즌 최종전인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였다. 안세영은 17일부터 21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이번 대회 전 경기에서 민소매 원피스 유니폼을 착용했다. 아이보리와 카키 색상의 유니폼을 번갈아 입었으며, 무릎 위까지 내려오는 길이의 디자인이었다. 반소매 상의와 치마바지를 고수해온 그가 원피스를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력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상·하의가 연결된 유니폼 특성상 격렬한 움직임에서도 옷이 걸리거나 흐트러지는 일이 줄었고, 코트 전역을 누비는 안세영 특유의 기동력이 더욱 살아났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안세영은 준결승을 마친 뒤 “변화를 주고 싶었다”며 “입어보니 확실히 더 가볍고 편하다”고 말했다. “잘 어울리느냐”고 되묻는 여유도 보였다.
배드민턴 여자 선수들의 복장은 오랫동안 반소매 상의와 치마바지, 또는 반바지가 사실상 표준이었다. 2011년 BWF가 스커트 착용 의무화를 추진했다가 선수들의 반발로 철회한 이후, 복장은 자율성을 전제로 한 관행으로 굳어졌다. 최근 들어서는 기능성과 개성을 앞세운 선택이 늘면서 원피스나 레깅스를 입은 선수들도 점차 늘고 있다.
2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을 마친 뒤 안세영(한국)이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다만 세계랭킹 1위 선수가 시즌 최종전 전 경기에서 원피스를 선택한 사례는 흔치 않다. 인도의 푸살라신두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원피스를 입고 출전해 주목받은 바 있지만, 안세영의 선택은 상징성이 더 크다는 평가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시즌 11승을 달성하며 단일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고, 남녀 단식 선수 가운데 역대 최고 승률(94.8%)도 기록했다. 경기력과 기록, 그리고 복장 변화까지 더해지며 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코트 위 절대강자가 선택한 변화가 배드민턴 유니폼 트렌드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