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노태우 정부 때 지어져
취재진·대통령실 직원 동선 분리
취재진·대통령실 직원 동선 분리
대통령실이 청와대에서 업무를 시작한 22일 기자들이 사용하는 춘추관에서 출입기자들 정문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의 언론 브리핑장이자 출입기자실인 춘추관의 문이 22일 다시 열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방침에 따라 그간 전시관으로 활용됐던 춘추관이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 결정으로 3년 7개월 만에 원상 복구된 것이다.
기자가 이날 둘러본 춘추관은
외관은 원래 모습 그대로였지만, 내부는 리모델링을 거친 덕분에 깔끔
했다. 용산에서 가져온 개인 짐을 부리는 기자들과 실내 마감공사를 하는 근로자들로 분주했다. 첫날이어선지 유선 인터넷 연결이 잘 안돼 급한 대로 휴대폰의 '테더링' 기능으로 인터넷을 연결해 작성한 기사를 송고하는 기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춘추관 재개관 후 첫 언론 브리핑은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오전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실시했다. 1990년 노태우 정부서 지어져
노태우 정부였던 1990년 청와대 부지 남동쪽에 지어진 춘추관은 고려·조선 시대 때 사관(史官)이 시정을 기록하고 역사를 편찬하던 기관인 '춘추관'에서 이름을 따왔다. 3층 건물로 1층에는 기자실, 2층에는 브리핑실·구내식당 등이 마련돼 있다. 3층은 춘추관 직원들의 업무 공간이다. 2층 누각에는 꿈틀거리는 용이 그려진 성인 남성 키보다 더 큰 용고(龍鼓)도 원래 자리에 놓여 있었다. 춘추관 개관 때부터 35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이 북은 낡아서 지난 3월 복원됐다.
청와대 춘추관에 걸린 '용고'. 청와대 재단 제공
용산과 달리 취재진과 대통령실 직원 동선 철저히 분리
춘추관 재개관에 따라 용산 대통령실에 있던 브리핑룸과 기자실은 없어졌다. 용산 대통령실은 대통령 집무실과 참모들의 사무실, 기자실이 한 건물에 모여 있어 동선이 일부 겹쳤다. '외부인'인 취재진과 동선이 겹치는 걸 탐탁잖게 여긴 시각도 있었지만, 동시에 언론과 한 공간을 사용하는 것이 권력 감시 측면에서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다는 시각도 있었다.
용산 대통령실과 달리 춘추관은 대통령·참모들과 기자들의 공간이 별도 건물로 분리
돼 있다. 춘추관과 청와대 사이에 있는 담 너머 벌어지는 일은 청와대 측이 먼저 알려주지 않으면 취재진이 알기 어려운 구조다. 청와대 복귀로 언론과 거리가 더 멀어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7일 "청와대 이전 후에는 온라인 생중계 등을 더 확충할 생각"이라고 보완책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