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중국 남부의 하이난성 싼야에 위치한 싼야 피닉스 국제공항에서 입국 승객들이 입국 심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중국은 이날 하이난 자유무역항에서 섬 전역에 걸쳐 무관세 정책을 시행했다. 신화통신
지난 18일 중국 하이난(海南)성 전체가 무관세 특구로 지정되면서 이곳에서 쇼핑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22일 보도했다. 최근 중국판 X인 웨이보에는 “#하이난금장신구1만위안절약” “#하이난금34g가격에40g구입” 등 무관세 쇼핑 관련 검색 해시태그가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최근 중국에서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가 높은 황금 40g(10.666돈)의 구매 가격이 각종 할인 혜택을 더할 경우 본토보다 1만 위안(약 210만원) 넘게 저렴하기 때문이다.
무관세 조치 첫날이던 18일 금 장신구 40g의 g당 기준가격은 1184위안(24만8000원)이었지만, 중국 본토 가격은 1353위안(약 28만4000원)으로 g당 169위안(약 3만6000원)을 싸게 살 수 있었다. 한국의 10돈과 비슷한 중량인 40g을 구매할 경우 총 6760위안(약 142만원)을 아낄 수 있다.
하이난성 하이커우(海口)시에 조성된 세계 최대 규모의 CDF 면세점의 한 매장 판매원은 “1만 위안 구매 시 500위안을 할인하며, 40g을 구매할 경우 2000위안을 할인받아 총 8000위안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면서 “여기에 하이커우시 정부의 할인 쿠폰까지 더하면 최대 1만1160위안(약 234만8500원)까지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18일 면적 3만4000㎢로 제주도의 18배 크기의 하이난성 전체를 봉관(封關, 세관을 폐쇄한다는 의미로 무관세 정책을 뜻함) 운영에 들어갔다.
봉관 이후 최고 인기 상품은 말레이시아산 고급 열대 과일 두리안이다. 봉관 첫날 하이커우시 룽화(龍華)구의 한 대형 슈퍼마켓에서 ㎏당 78~98위안(약 1만6000원~2만600원)에 판매된 두리안 1.5t은 판매 1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
하이난을 찾는 중국인 규모는 급증하고 있다. 오는 1일 신년 휴가를 앞두고 하이난행 중국 국내선 항공편 예약은 72만 건을 돌파하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지난 18일 허리펑 중국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부총리가 중국 남부 하이난성 하이커우에 있는 해관(관세청)의 밀수 방지 합동 예방 및 통제 사무소를 시찰하고 있다. 허 부총리는 이날 하이커우 하이난 자유무역항(FTP)에서 열린 봉관(封關, 세관을 폐쇄한다는 의미로 무관세 정책을 뜻함) 출범식에 참석했다. 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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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세 특구 하이난 선전 2.0 전망도
한편, 홍콩의 30.4배, 싱가포르의 46배에 이르는 하이난성이 무관세 특구로 변신하면서 동아시아의 공급망을 점진적으로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봉관 정책으로 무관세 적용 품목은 기존 1900여개에서 6600여개로 대폭 늘어났다.
특히 수입산 설비에 무관세가 적용되면서 외국산 장비를 사용하는 반도체 산업 기지로 발전 가능성도 크다. 대만 연합보는 22일 “지난 10월 중순 화신(華芯)반도체가 3억3500억(705억원) 위안을 투자해 웨이퍼 첨단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며 “40년 전 작은 어촌 마을이던 선전(深圳)이 중국의 실리콘 밸리가 될 것이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듯 하이난 자유무역항이 선전 2.0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