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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반도체 등 일부 부문을 제외하면 회복세가 더디다며 ‘K자형 회복’을 우려했다.

이 총재는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 성장률이 1.8%로 잠재 수준에 근접할 전망이지만, 반도체 경기에 힘입어 성장을 주도할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1.4%에 그쳐 체감 경기와 괴리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K자형 성장’(산업·지역별 경제 성장 속도와 방향이 달라지는 양극화 현상)의 한계를 짚었다. 그는 “신산업을 육성해 성장 기반을 다변화하는 등 구조 전환 노력을 계속해야한다”며 “특정 부문에 편중된 성장·회복 패턴이 반복되지 않아야한다”고 말했다.

최근 원화 약세 현상과 관련해선 “1400원대 후반 환율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과는 괴리가 큰 수준”이라며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내수기업 등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해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나오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47원)보다 7원 내린 1440원으로 출발했다. 뉴스1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나오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47원)보다 7원 내린 1440원으로 출발했다. 뉴스1

이어 고환율 원인으로 한국·미국 간 성장률과 금리 차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기업 저평가 현상) 등을 꼽았다. 국내 거주인의 해외투자 증가에 대해선 “경제 주체의 투자 결정은 합리적 기대와 판단에 따르지만, 지속적 해외투자 확대가 거시적으로 경제 성장과 국내 자본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서 점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만큼 연금의 장기수익률 보호와 함께 해외투자가 한국 경제 전체에 주는 영향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이 순대외채권국으로 대외 건전성이 양호한 점을 들며 과거 외환 위기 등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국은행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해외 IB(투자은행)들은 1480원 환율이 너무 높다고 생각한다. 대개 1400원 초반 정도로 (전망하는) 보고서가 나오는데, 국내에서만 유튜버들이 원화가 곧 휴지 조각이 된다고들 한다”고 꼬집었다.



4대 금융지주 신년사서 “AI 전환, 생산적금융 강조”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뉴스1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뉴스1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핵심 경영 전략으로 인공지능(AI) 체제로의 전환과 생산적 금융 등을 꼽았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KB가 AI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최적의 상품을 제시하고 균형있게 키워줄 것이라는 믿음을 보여줘야한다”고 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AX(AI 전환), DX(디지털 전환)는 생존 과제가 돼 일하는 방식과 고객 접점 전반에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며 “부진즉퇴(不進則退), 기존의 관성에 멈추면 미래 금융의 전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은행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증권사가 있고, 가계대출은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다. 그룹의 맏형으로서 제 역할을 해 온 은행의 위기”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와 관련해 코인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완결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생산적 금융·AX 선도·시너지 창출’을 내세우며 “생산적 금융은 기업금융 명가인 우리금융이 가장 자신 있게,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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