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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갑을 관계’ 의혹 깊어지는 모양새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부인 이아무개씨가 2024년 1월 김 원내대표 비판 글에 대한 파악을 지시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부인 이아무개씨가 2024년 1월 김 원내대표 비판 글에 대한 파악을 지시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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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부인이 보좌진과 서울 동작구의회 의원들까지 포함된 메신저 대화방에서 정치 동향 파악, 김 원내대표 일정 조율, 지역 현안 등을 지시한 정황이 28일 확인됐다. 앞서 동작구의회 부의장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김 원내대표 부인이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더해, 김 원내대표 가족이 보좌진, 지역 의원과 부적절한 ‘갑을 관계’를 형성했다는 의혹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겨레가 확보한 ‘920호 소통방’이라는 이름의 텔레그램방 대화 내용을 보면, 김 원내대표 부인 이아무개씨는 2024년 1월25일 당시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장이었던 김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 갈무리(캡처) 사진을 올린다. 920호는 김 원내대표의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 번호다. 이에 동작구의회 ㄱ의원은 “확인하겠습니다, 사모님”이라고 답하고 보좌진들도 “확인하겠습니다 사모님”, “네 사모님” 등 답변을 이어간다. 통상 기초의원 선거에선 해당 지역구의 국회의원이 구의원 후보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국회의원 눈 밖에 날 경우 다음 선거에서 공천이 어렵다. 이 대화방은 김 원내대표와 부인 이씨, 민주당 소속 동작구의원들과 김 원내대표의 보좌진 등이 참여했으며, 현재 부인 이씨 아이디는 ‘탈퇴한 계정’으로 표시된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부인 이아무개씨가 2024년 1월 지역구 현안 파악을 지시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부인 이아무개씨가 2024년 1월 지역구 현안 파악을 지시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실제 김 원내대표 일정은 물론 지역구 현안, 정치 동향 등 이씨의 대화방 지시 내용은 다방면에 걸친 모습이다. 가령 2024년 1월8일 부인 이씨는 ‘대방동 파크골프장 조성 안내’가 적힌 문서 사진을 올리며 “체크해보세요”라고 지시한다. 이에 동작구 ㄱ의원은 “네 알겠습니다. 예산 때 확인한 바로는 세곳 정도의 후보지가 있었는데 확정인지 확인하겠습니다”라고 답한다. 같은 해 4월에는 파일과 함께 “내용 중 발췌해서 현수막 걸면 어떨까요?”라고 물은 뒤 “살펴보겠다”는 보좌진의 대답에 “빠른 시간 내 부탁한다”고 재차 지시했다. 당시 대화방에 참여한 한 비서관은 한겨레에 “밤에도 종종 전화가 올 정도로 사모님 지시가 많았다”고 전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부인 이아무개씨가 2023년 5월 김 원내대표의 동 노래교실 방문 일정 조율을 지시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부인 이아무개씨가 2023년 5월 김 원내대표의 동 노래교실 방문 일정 조율을 지시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김 원내대표 쪽은 이와 관련해 “지시 성격이 아니라 애초 지역 현안을 다루는 지역위원회 소통방”이라며 “지역 사무국장, 구의원, 김 원내대표와 부인이 중심으로, 국회 보좌진 3명이 참여한 형태”라고 밝혔다. 또 “지역구 내 주민 의견 등을 공유한 공간으로, 부인도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한 것일 뿐 특별한 지시를 일방적으로 내린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 원내대표 부인은 서울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받아 쓴 정황도 드러났다. 한겨레가 확보한 통화 녹취를 보면, 조진희 전 동작구의회 부의장은 김 원내대표 전 보좌관과 2022년 8월 통화에서 “7월12일부터 사모님이 (법인카드를) 쓴 게 8월26일까지”라며 “사모님이 쓴 게 270(만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의원이 지역 정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환경에서 의원 가족까지 지역 구의원에 지시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 자체로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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