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 진정서에 지난주 증시 상승세
정부, 환율 개입에 外人 하루에 1.7조 매수
이번주 FOMC·중국 경기 지표 등 주목
배당락 영향 따라 매수 기회 활용 조언도
정부, 환율 개입에 外人 하루에 1.7조 매수
이번주 FOMC·중국 경기 지표 등 주목
배당락 영향 따라 매수 기회 활용 조언도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내년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긍정적 기류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연말 배당락과 맞물려 종목 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 옥석 가리기 장세가 전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인 26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09.13포인트(2.71%) 오른 4129.68에 거래를 마쳤다. 주 초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거품 논란이 잦아들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됐고, 이후 미국 경제 지표 호조와 환율 안정 기대가 더해지며 상승 흐름을 이어간 영향이다.
지난주 초 코스피는 글로벌 기술주 조정의 원인이 됐던 AI 수익성 우려가 완화되며 2% 넘게 급등했다. 챗GPT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출시 31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매출 30억 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이 AI 산업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 가능성을 확인시킨 계기로 작용했다. 이어 2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4.3%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자 글로벌 경기 낙관론도 확산됐다.
다만 24일 우리 정부가 연말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구두 개입과 정책 대응에 나서면서 시장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고환율 부담으로 관망세를 보였던 외국인은 다시 적극적인 매수 주체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26일 하루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 7786억 원을 순매수했고, 한 주 전체로는 4조 3706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 역시 같은 기간 2조 6056억 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차익 실현에 나서며 7조 원이 넘는 물량을 순매도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환율 레벨이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반영될 경우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 유입의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며 “원·달러환율이 현 수준에서 하향 안정화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외국인 수급이 집중된 종목은 대형 반도체주였다. 삼성전자는 26일 5.31% 급등한 11만 70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고, SK하이닉스도 장중 한때 60만 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919.67로 전주 대비 0.48% 오르는 데 그치며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번 주 시장의 최대 변수는 31일 공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회의록으로 꼽힌다. 앞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배경과 함께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경로, 양적 긴축(QT) 종료 여부에 대한 논의가 담길 경우 내년 유동성 확대 기대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기 지표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같은 날 발표되는 중국 국가통계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민간 PMI를 통해 중국 내수 회복 흐름과 미·중 관세전쟁 휴전 이후 정책 효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연말 주주명부 폐쇄에 따른 배당락 영향으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12월 30일)과 내년 첫 거래일(1월 2일)이 포함된 이번 주에는 배당 기준일이 종목별로 달라 주가 흐름의 차별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부의 배당 선진화 정책에 따라 배당 기준일을 1분기 주주총회 전후로 설정한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배당락 충격은 과거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해장 대신증권 연구원은 “29일 전후 배당금 대비 과도한 주가 하락이 나타나는 종목은 중장기 관점에서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며 “반도체를 비롯해 에너지, 2차전지, 화장품, 호텔·레저, 바이오, 유틸리티, 소프트웨어 업종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