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열리는 성탄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한수빈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당 쇄신 방안으로 당명 개정과 당 정강·정책 1조에 명시된 기본소득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시사했다. 당내에서는 “요구해온 쇄신안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장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성탄 축하 예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강·정책 수정을 말씀드린 것은 보수정당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필요성이 있으면 하겠다는 것”이라며 “당명 개정도 필요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정강·정책 수정, 당명 개정의) 전제는 저희가 이끌 사안이 아니라 당원들께서 결정해주셔야 한다는 것”이라며 “당원께서 필요성을 인정해주실 때부터 논의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현재 당 정강·정책 1조의 1항은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다’고 정한다. 이 조항은 지난 2020년 국민의힘의 전신이던 미래통합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도입한 것이다. 이 문구에 대해 2022년 유승민 전 의원은 “기본소득은 더불어민주당 기조에 가깝다”며 정강·정책 개정을 공개적으로 촉구해 당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제22대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해당 문구를 지적하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그 부분을 잘 몰랐다”며 “기본소득은 말이 안 되는 정책”이라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당내에서는 해당 문구 삭제를 위한 정강·정책 개정 논의가 나왔으나 실제 개정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장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는 연말과 연초 당의 변화·쇄신을 위한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 등을 위해 오는 29일과 30일에는 호남 지역을 방문한다. 내년 초에는 전문가 중심 특보단을 구성하고 인재영입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앞서 당 지도부에서는 이러한 변화·쇄신의 일환으로 정강·정책 수정과 당명 개정에 대한 논의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이러한 장 대표 행보가 당내에서 체감할만한 수준의 변화·쇄신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당내에서 요구해 온 쇄신안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며 “당이 국민에게 신뢰를 받기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 신뢰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