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호텔 투숙 직후 며느리 옷에 제자 체액"
검찰 증거 배척... "檢 제출 않고 사설업체로"
검찰 증거 배척... "檢 제출 않고 사설업체로"
류중일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전 며느리 A씨가 지난해 1월 제자 B씨와 함께 호텔 로비를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교사였던 전 며느리와 남학생과 불륜을 폭로하고 있는 류중일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측이 "전 며느리의 코스프레(분장놀이) 복장에서 남학생의 정액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검토됐지만, 남학생이 '증거 조작'을 이유로 DNA 제출을 거부해 제대로 확인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류 전 감독의 배우자 배모씨는 20일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장문의 입장문을 게시했다. 게시물에서 배씨는 전 며느리 A씨가 손자(A씨의 아들)를 동반한 채 남학생 B씨와 호텔을 이용한 직후 코스프레 옷에서 B씨의 정액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호캉스 였을 뿐, 성관계는 없었다"는 A씨의 주장에 "성관계는 명확하게 있었다"고 맞선 것이다.
배씨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월 17일 코스프레 교복과 속옷을 주문한 뒤 같은 달 24일, 26일, 27일, 28일 본인의 아들을 동반한 채 B씨와 두 곳의 호텔을 이용했다. 그 이후 "29일 (A씨가) 귀가 후 숨겨둔 짐에서 정액으로 뒤덮인 교복을 아들(A씨의 전 남편)이 발견했다"는 게 배씨의 주장이다. 배씨는 "해당 정액은 (사설업체의) DNA 간접 대조 결과 남학생의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역시 동일한 결과를 통보했다"고 적었다.
A씨는 문제의 코스프레 의상이 "조작된 증거"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수사를 진행한 검찰도 비슷한 이유로 류 전 감독 측 주장을 배척했다. 검찰에 따르면
류 전 감독 측은 코스프레 의상에서 검출된 DNA를 B씨 집 부근에서 주운 담배 꽁초의 DNA와 비교한 뒤, 두 DNA가 친부 관계라는 사설업체의 감정 결과를 검찰에 제출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A씨의 불기소 결정문에서 "고소인은 DNA가 검출된 의상을 수사기관에 곧장 제출하는 대신 사설 DNA 감정을 진행했다"
고 지적했다. 이어 "B씨는 증거 훼손 가능성을 이유로 대조용 DNA 제출을 거부했고 법원도 강제 채취를 불허해, 결국 DNA대조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DNA가 B씨의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고 판단했다.
류중일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해 11월 10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한국 야구대표팀과 대만프로야구팀 웨이취안 드래곤스와의 연습 경기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배씨는 "법의 허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글을 작성한 이유에 대해 "여교사(A씨)와 학생 간의 부적절한 관계로 인한 성범죄 의혹, 그 과정에서 동행한 저희 손자에 대한 명백한 아동학대 문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사법 판단과 법의 허점에 대한 사회적 문제 제기"라고 강조했다.
앞서 류 전 감독이 지난 4일 이 사건과 관련해 "아동복지법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국민청원을 냈다. "A씨가 2023년 8월~지난해 1월 재직 중이던 고등학교의 제자와 서울·인천·경기 일대 호텔에서 성적 행위를 하고, 그곳에 한 살배기 아들을 데려갔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서울남부지검은 아들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A씨를 수사한 뒤 지난달 14일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지난해 1월 24일, 26일 폐쇄회로(CC)TV에 찍힌 A씨와 B씨의 포옹, 입맞춤에 대해 "CCTV 영상만으로는 피해아동(A씨의 아들)이 입맞춤 등을 제대로 봤다고 보기 어렵고, 봤다고 가정하더라도 노출 횟수가 2회에 그쳤다"고 판단했다. 이 외의 호텔 투숙에 대해서는 "피해아동을 대동해 투숙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