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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일에도 일해야 하는 택배노동자
2021년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했지만
쿠팡 불참·정부 감독 미비에 규제 형해화
노동계 "택배업계에 주5일과 적정임금을"
참여연대와 전국택배노조 회원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6월 3일 택배 없는 날 촉구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주 7일 배송' 확산으로 신음하는 택배 기사들이 대선일인 6월 3일에도 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택배노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택배노동자 참정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및 행정 조치 요청' 공문을 보내며, 대응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특수고용노동자'인 택배기사들은 형식상 1인 자영업자이지만,
실제로는 원청인 택배회사의 '새벽배송' '주 7일 배송' 등 방침에 종속돼 일한다.
그럼에도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여느 직장인과 달리 주말과 공휴일에도 휴식권을 보장받지 못한다.

쿠팡이 쏴 올린 주 7일 배송, 급격한 확산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6월 3일 택배 없는 날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광석 택배노조 위원장은 업계의 '노동 시간 늘리기' 경쟁을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택배산업 1위 사업자 쿠팡이 참정권 보장 없이 정상 근무를 하니 나머지 택배사들마저 너도나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대선일인) 6월 3일을 근무일로 지정합니다. 쿠팡을 멈추게 해야 됩니다.
쿠팡에서 출발한 택배회사들의 극단적인 배송 속도 경쟁이 전체 택배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택배노동자들의 희생만을 강요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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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4일' 논의 시대에··· '주 7일 배송' 확산에 신음하는 택배기사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1415330004832)

쿠팡은 올해 1분기 환율 상승 효과 등으로 11조5,000억 원 규모의 최대 매출과 340% 증가 영업이익을 거뒀다. 서울 시내 한 물류 캠프에 쿠팡 배송 차량이 주차된 모습. 연합뉴스


'쿠팡 로켓배송'이 쏘아 올린 365일 빠른 배송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며, 안 그래도 길었던 택배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악화시키고 있다. 당초 업계 1위였다가 지난해 쿠팡에게 선두를 뺏긴 CJ대한통운은 올해 1월부터 본격 '주 7일 배송'을 시작했고, 한진택배도 지난달 27일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당일 배송, 휴일 배송을 하는데 인력 충원이나 근무조 편성 등이 없다면 개별 택배노동자의 장시간·심야노동으로 이어지는 게 당연지사다.
그나마 CJ대한통운은 지난해 8월 '주 7일' 계획을 밝히면서, 택배노동자 주 5일제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노사 협의를 통해 휴일 배송 등에 추가 수수료를 주고, 미참여 시 불이익도 주지 않겠다고 했다. 반면 한진택배는 올해 3월 말까지만 해도 '계획이 없다'고 했다가, 돌연 시행 사실이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휴일 배송 불참 시 수수료(일당) 삭감 등 불이익을 주는 사례도 포착
되고 있다.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서울 중구 한진 본사 앞에서 주 7일 배송 강행, 불성실 교섭을 규탄하는 투쟁 돌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합의도 무용지물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본격화됐는데, 2020년 한 해에만 16명이 사망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실에 따르면 2017~2019년 택배업계 사망재해는 8건이었으나, 팬데믹 이후인 2020~2022년에는 33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2023년~2024년 8월까지도 15건 사망재해가 인정됐다. 배송물량 증가와 야간·장시간 노동의 여파로 풀이된다.

2021년 노사정 합의로 만든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치 대책'에는 주 60시간 노동, 오후 9시 이후 심야배송 제한 등 원칙이 담겼으나 정부의 감독 미비 하에 후퇴일로를 걷고 있다. 또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주요 택배회사는 모두 참여했으나 당시만 해도 신생업체였던 쿠팡은 불참했다.
합의에서 빠진 쿠팡이 심야야간·장시간 노동을 업계 전반에 확산시키는 형국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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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010200000644)

갑작스러운 주 7일 시작에 반발해 지난달 24일부터 서울 중구 한진 본사 앞에서 숙식 농성 중인 김찬희 택배노조 한진 본부장은 "2021년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합의 때만 해도 하도
사람들이 잘못되고 (사망)하니까, 심야배송을 금지
했다"면서 "초반에는 배송 전산(앱)을 아예 막아놨지만 요즘에는 은근히 다 풀어놓는다"고 지적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이후, 택배노동자들의 선거일 휴무가 보장돼 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쿠팡의 쉴 새 없는 배송 경쟁으로 주요 택배사들도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대선일 근무를 다시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처장은 택배산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국회를 향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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