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TV 토론에서 '세대 갈라치기' 되풀이
"청년 일방적 희생" 사실 아냐…인상효과 커
이재명 "연금제도 둔 세대 갈라치기 부적절"
"청년 일방적 희생" 사실 아냐…인상효과 커
이재명 "연금제도 둔 세대 갈라치기 부적절"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연금개혁을 두고 또다시 ‘청년 독박론’을 들고나왔다. 연금개혁으로 이득을 보는 세대(기성세대)와 손해를 보는 세대(청년세대)가 다르다며 ‘세대 갈라치기’도 되풀이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 주장과 달리 전문가들은 연금개혁이 청년세대에게 결코 불리한 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이준석 후보는 23일 열린 대선 후보 2차 TV토론(사회 분야)에서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연금개혁에 대해 “구조(구조개혁)는 놔두고 숫자(모수개혁)만 바꾼 가짜 개혁이자 밀실 합의”라고 비난하며 청년층을 겨냥한 ‘신구 연금 분리’ 공약을 내놨다. 개혁 시점 이후 납입되는 보험료를 구연금 재정과 완전 분리해 신연금 계정으로 별도 관리·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연금제도는 세대 간 연대인데, 그런 식으로 세대를 갈라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자, 이준석 후보는 “소득대체율 인상으로 기성세대는 (연금을) 바로 받아가고, 젊은 세대는 인상된 금액(보험료)을 평생 내면서 가만히 앉아 한 사람당 3,000만 원 이상 손실을 떠안게 된다”며 발끈했다.
하지만 청년이 일방적으로 희생한다는 주장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연금개혁은 보험료율(내는 돈)을 현행 9%에서 2033년까지 8년에 걸쳐 13%로 인상하고, 2028년 40%로 내려갈 예정이던 소득대체율(올해 41.5%)을 내년부터 43%로 올리는 것이 골자다. 소득대체율 43%는 내년 이후 보험료를 내는 기간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보다 연금 가입기간이 많이 남아 있는 청년층에게 인상 효과가 더 크게 돌아간다. 예컨대 50세 직장인은 43%가 적용되는 기간이 10년, 59세 직장인은 1년밖에 안 된다.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는 아무 혜택이 없다.
보험료율이 오르면서 과거 오랜 기간 낮은 보험료를 내던 기성세대보다 청년세대가 상대적으로 부담감을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청년층도 내는 돈에 비해 더 많이 받아간다. 예컨대 월 309만 원(가입자 평균 소득)을 버는 직장인이 내년부터 40년간 보험료를 내고 노후에 25년간 수급한다고 가정할 경우 총 보험료는 1억8,762만 원, 총 연금액은 3억1,489만 원으로 추계된다.
현재는 총 1억3,349만 원을 내고 2억9,319만 원을 받는 구조다. “청년이 3,000만 원 손해 본다”는 이준석 후보 주장은, 현재와 비교해 더 내는 보험료(5,400만 원)와 더 받는 연금액(2,100만 원)을 계산해서 나온 금액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청년들도 궁극적으로 내는 돈보다 받은 돈이 1억2,000만 원 이상 많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다.
이번 연금개혁으로 기금 소진 시기가 2056년에서 2071년(기금 수익률 5.5% 상정)으로 15년 늦춰졌다. 재정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건 청년을 위한 개혁이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