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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순방 중인 카타르로부터 초고가 항공기를 선물받은 것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일가의 이해충돌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질문을 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 및 정책 결정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진영의 핵심 인사들까지 비판에 가세한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지난 한 달간 트럼프 일가가 운영하는 기업에 최소 20억 달러(2조 7942억원)가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암호화폐·부동산 등 중동에 집중된 사업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복귀하면서 트럼프 일가가 이득을 보고 있다”며 “이러한 구조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 파트너들에게 정책을 통한 보상을 할 이유를 만드는 부패의 방식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 국왕(오른쪽)이 미소를 지으며 14일(현지시간) 14일 도하 왕궁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투자자들에게 실제 보상을 하고 있다. 그는 오는 22일 자신의 아들들이 운영하는 가상화폐 트럼프 코인($TRUMP)의 상위 보유자 220명을 자신의 골프 클럽으로 초청해 만찬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들의 투자금은 최소 1억 7400만 달러(약 2423억원)로 추정된다.

13일엔 GD컬처그룹이 3억 달러(약 4180억원)의 보통주를 매각해 트럼프 코인을 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업체는 퇴출 위기에 놓인 틱톡에 의존하는 중국계 기업이다. NYT는 직원수 8명에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한 시가총액 2700만 달러(약 376억원)의 기업이 무리하게 주식을 팔아 코인을 구매하는 배경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공교롭게 이 기업의 투자 결정은 미국의 ‘판정패’로 평가된 대중 관세 유예 합의 직후에 이뤄졌다.



첫 순방지 중동에 트럼프 일가 집중 투자

교황의 장례식 참석을 제외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순방지인 중동에선 트럼프 일가가 소유한 회사가 활발하게 부동산 개발을 벌이고 있다. 순방국인 사우디·카타르·UAE 등은 관련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대표적 국가들이다.

트럼프 오가니제이션의 부사장인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지난달 30일 카타르측과 리조트 사업과 관련한 계약을 체결한 뒤 리조트 모형을 함께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NYT에 따르면 카타르는 트럼프 일가가 개발 중인 골프장 및 리조트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고, 사우디는 UAE 두바이에 건설 중인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프로젝트에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 중 여러차례 “저와 제 가족을 대표해”라는 표현을 반복하며 중동국가들의 대규모 투자에 감사를 표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사우디의 자금으로 출범한 골프리그 LIV의 대회를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 골프장에서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무차별적 관세 부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채 전용 헬리콥터를 이용해 골프 대회에 참석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당시 사우디는 막대한 골프대회 비용을 지불했고, 경기를 관람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트럼프 소유의 리조트는 연일 매진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남 에릭 트럼프가 운전하는 카트를 타고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개최된 LIV 골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관련한 극도의 혼란 속에서 전용 헬기를 타고 골프장으로 향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AP=연합뉴스


MAGA도 “이건 뇌물”…차단되는 비판 목소리

이러한 상황에 대해 극우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는 트럼프를 위해 총에 맞을 각오를 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이번 일은 정말 실망스럽다”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에 큰 오점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마이크 월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일종의 ‘비선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다.

극우 성향 정치평론사 벤 샤피로도 자신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만약 헌터 바이든이나 조 바이든이 그랬다면 우리 모두 뒤집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고, 마가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바티아 운가르 사르곤은 친(親)트럼프 매체 뉴스맥스에 출연해 “이것(고가 제트기)은 카타르에서 온 선물이 아니라 뇌물”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카타르는 4억 달러 상당의 최신 항공기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로 줬다. AF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 “보수층 내부에서 나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대부분 소셜미디어에 집중돼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목소리는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고집하던 관세 정책을 완화하게 위해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등이 주도해 트럼프가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에 기업인들을 집중 출연시켜 관세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도록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부'의 목소리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노출을 차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힐러리 ‘중동 기부금’엔 “대가 따른다”더니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는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재단이 중동 국가로부터 기부금을 수수한 사실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대선 TV토론에서 “클린턴 재단은 여성과 성소수자, 타 종교인을 억압하는 중동 국가들로부터 6000만 달러나 받았다”며 “기부자 중엔 국무부와 중요한 거래를 앞둔 기업이나 개인도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궁전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앞서 미국 국가에 맞춰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기부금을 낸 사람들은 반드시 대가를 원하고, 특히 외국 자금은 무역 협정 등의 특혜와도 연결된다”며 “중국이나 멕시코 등과 믿기 어려운 합의가 이뤄지는 이유는 외국 정부가 미국 정치인들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가 제공하는 4억 달러의 항공기에 대해선 골프의 '컨시드'에 비유하면 "받지 않는 것이 멍청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초대 법무장관인 팸 본디는 항공기 선물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이는 법적으로 허용된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는 과거 카타르 정부를 위한 로비스트 활동을 했던 전력이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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