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 김동선 부사장 주도, 8695억원 투입해 지분 58.62% 확보
단체급식 시장 판도 변화 주목…‘범LG가’ 물량 향배도 관심
아워홈 구지은 부회장·노조 반발 변수에 대규모 차입 우려도
단체급식 시장 판도 변화 주목…‘범LG가’ 물량 향배도 관심
아워홈 구지은 부회장·노조 반발 변수에 대규모 차입 우려도
한화그룹이 국내 급식업체 2위로 연매출이 2조원대인 아워홈을 인수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간 아워홈이 맡아왔던 범LG가 급식 물량이 어디로 갈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58.62% 인수를 위한 거래 대금을 지급했다고 15일 밝혔다. 다만 이번에 50.62%를 인수하고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보유한 8%는 향후 2년 내 2차로 인수하기로 했다. 이렇게 주식 취득에 투입되는 금액은 총 8695억원이다.
아워홈 인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주도로 추진됐다.
한화는 이번 인수로 급식시장에 다시 진출하게 됐다. 단체급식·식자재 유통 사업 부문인 푸디스트를 2020년 사모펀드인 VIG파트너스에 매각해 시장에서 철수한 지 5년 만이다.
시장에선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반응이 나온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2조2440억원, 영업이익 887억원을 거뒀다. 매출이 2조원을 넘은 것은 아워홈 창사 이래 처음이다. 한화호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09억원, 138억원이다.
급식업계는 지각변동을 예상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워홈은 삼성웰스토리에 이은 국내 급식업계 2위로, 자체 생산시설을 비롯해 전국에 물류망을 갖추고 있다.
급식사업의 경우 그룹 계열사나 친족 기업 계열사의 수의계약을 통해 성장해왔다. 이에 따라 LG 계열사들의 기존 급식 물량을 한화가 얼마나 지켜낼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나 CJ가 아워홈 인수에 나서지 않은 이유도 범LG가 이탈 급식 물량을 챙기는 게 이득이라는 계산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화도 계열사와 제조·생산시설이 많은 만큼 아워홈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안정적인 수익원이 보장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급식은 내부거래 비판이 있어 최근 공개입찰 등을 통해 경쟁하는데, 한화가 계열사 물량을 아워홈에 주려고 한다면 이는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한화호텔 내 기존 사업들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데는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특히 로봇 전문 계열사 한화로보틱스와의 협업으로 푸드테크 사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푸드테크는 식품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김동선 부사장이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다.
그러나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아워홈 매각을 반대해온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지분율 20.67%)이 법적 대응이나 주주총회 등을 통해 반발할 수 있다.
아워홈 노조 임금협상과 산업재해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도 해결해야 한다. 지난달에는 아워홈 용인공장에서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인수대금 중 외부 차입 규모가 크다는 우려도 있다. 한화는 2500억원을 출자하고 부족분은 재무적 투자자(FI)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한화호텔 관계자는 “인수대금의 3분의 1가량을 마련한 것으로, 자금 충당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아워홈 인수를 통해 급식과 식자재, 유통, 외식 등 식음료 부문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