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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검찰, 윤석열 지시로 두 차례 박 대령 체포 시도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통해 수사 상황 보고 받아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월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월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체포영장 청구를 직접 지시하고 경과 등을 보고받은 정황을 윤 전 대통령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한겨레가 국회를 통해 확보한 특검팀의 채 상병 수사 외압 사건 공소장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8월11일 박 대령의 ‘수사 외압 의혹’ 폭로로 여론이 악화하자 같은 해 8월14일 오전 10시께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통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박 대령이 티브이(TV)에 나와 수사외압을 주장해 논란을 증폭시키는 등의 사정을 이유’로 박 대령의 체포영장 청구를 지시했다. 윤 전 대통령은 기록 이첩·회수 당일부터 “기록을 무단으로 이첩한 것은 국방부 장관의 명령을 어긴 것”이라며 박 대령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는데, 참모진 보고에서 징계 등이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이 전 비서관을 통해 해당 지시를 전달받은 이 전 장관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에게 전화해 체포영장 청구를 지시했고, 이는 박 대령을 항명죄로 수사하던 군검사들에게 순차적으로 전달됐다. 군검찰은 같은 날 오후 2시께 중앙지역군사법원에 박 대령의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박 대령의 1차 체포영장 청구와 법원 판단 결과 등 사건 처리 경과가 이 전 장관과 이 전 비서관을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됐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윤 전 대통령은 영장 기각 사실을 보고받은 당일인 8월15일 오전 6시46분부터 이 전 비서관과 이 전 장관에게 잇달아 전화해 후속 조처를 요구했고, 이 전 장관은 김 전 단장에게 ‘이 전 비서관에게 항명 사건의 수사 경과 및 향후 계획 등을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김 전 단장은 ‘수사 외압은 존재하지 않고 수사단장이 개인적으로 느낀 착각’이라며 구속영장 청구 등을 검토하고 8월 안에 종결(기소)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을 작성해 이 전 비서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8월27일 언론을 통해 ‘브이아이피(VIP) 격노’ 등 박 대령이 제기한 의혹이 보도되자 군검찰은 박 대령의 2차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연이어 청구했으나 군사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이 과정 역시 윤 전 대통령에게 상세히 보고됐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과 김 전 단장이 공모해 박 대령 항명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이 전 비서관과 윤 전 대통령에게 누설했다며 공무상비밀누설죄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두 차례 체포영장이 모두 기각된 뒤 군검찰이 박 대령 체포 시도 등을 은폐하려고 관련 자료를 항명 사건기록 및 기록목록 등에 남기지 않았다고도 공소장에서 밝혔다. 군검찰이 윤 전 대통령 지시를 받아 박 대령을 상대로 두 차례 체포영장을 청구했단 사실은 이번 특검팀 수사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위법·부당하다는 점도 공소장에 담았다. 이를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해 지시 이행을 거부한 박 대령의 행위가 항명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박 대령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무리하게 수사했다는 판단이다.

특검팀은 지난 21일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장관, 김 전 단장을 포함해 핵심 피의자 12명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총 106쪽에 달하는 채 상병 수사 외압 사건 공소장에는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행위의 동기가 되는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민영 특검보는 “다른 목적이 아니었어도 대통령이 개별 수사에 대해 개입하는 것 자체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려놓은 상태였다”고 밝힌 바 있다. 임 전 사단장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김장환 목사 등 개신교계를 통해 구명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은 오는 28일 최종 수사 결과 발표 내용에 포함될 전망이다.

※검찰이 공소장에서 밝힌 혐의 내용은 법원 판결을 거쳐 최종 확정됩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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