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교사단 "최상위권 변별 위해 어려운 문항"
"지난해 수능보다 체감도는 다소 어려웠을 것"
국어 영역은 작년과 비슷...독서엔 고난도 문제
수학은 작년과 비슷했거나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
'사탐런' 변수... 과탐·사탐 지원자 모두 혼란 가중
"지난해 수능보다 체감도는 다소 어려웠을 것"
국어 영역은 작년과 비슷...독서엔 고난도 문제
수학은 작년과 비슷했거나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
'사탐런' 변수... 과탐·사탐 지원자 모두 혼란 가중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종료된 13일 광주 남구 봉선동 동아여고(26지구 제32시험장)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도 대학 신입생을 뽑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해보다는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불수능'(너무 어려워 성적 상·하위 응시생 간 점수 격차가 크게 벌어진 시험)까지는 아니었다는 분석이 많다.
수능 난이도 외에 입시에 남은 변수는 수험생의 증가와 '사탐런'(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면서도 과학 탐구 대신 공부량이 적은 사회 탐구 영역을 선택하는 현상)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EBS 교사단 "변별과 난도 조절 다 잡아"
EBS 현장 교사단은 13일 치러진 수능이 지난해 수준으로 평이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상위권 수험생을 변별하기 위한 문항은 전년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했다는 분석이다. 현장 교사단인 윤윤구 한양대 사대부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 열린 브리핑에서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에 비해 체감도는 다소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상위권 변별과 전체 수험생 난도 조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적절한 수준에서 잡은 걸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입시업계는 영역에 따라 작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작년 수능은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이 없었고, 대체적으로 적정 난이도를 확보한 시험이었다고 평가받았다. 올해 시험에도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됐지만 과목별로는 변별력을 가를 고난도 문항이나 '매력 있는 오답' 문항은 출제됐다는 것이다.
국어 영역은 지난해와 비슷한 난도였다는 게 문제를 풀어본 EBS 강사진과 입시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현장 교사단인 한병훈 덕산고 교사는 "이번 수능은 (공통 과목인) 독서의 난도는 올랐지만 (또 다른 공통 과목인) 문학이나 선택과목 난도는 낮아져 결론적으로 적정 난도를 유지했다"며 "(문학 등이 어려웠던) 9월 모의평가보다는 (전 영역에서 난도가 골랐던) 지난해 수능에 근접한 난도였다"고 말했다. 비교적 쉬웠다는 얘기다.
다만 변별력 확보를 위해 까다로운 문제들은 출제됐다. 특히 독서가 어려웠다. 예컨대 8번 문항은 법 해석과 담보의 의미 등을 설명한 '가' 지문과 보증의 의미와 법적 규제를 설명한 '나' 지문을 읽은 뒤 갑, 을, 병 사이의 채무와 담보, 보증 관계를 다룬 추가 지문을 읽고 답을 고르도록 해 까다로웠다.
수학은 EBS 강사진과 입시업계의 난이도 평가가 다소 갈렸다. EBS 강사들은 "작년과 비슷했다"고 본 반면 입시 업계는 "작년보다는 다소 어려웠다"고 봤다.
다만 EBS 강사들도 상위권을 가르기 위한 어려운 문제도 적절히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선택과목보다는 공통과목에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공통과목 21번(수학 Ⅱ)은 함수의 극한에 대한 성질을 이해하고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함수를 구해야 하는 문항인데 까다로웠다는 평가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원장은 "전년도 수능에 비해 약간 어려움을 느낀 학생이 다수 있었을 것"이라며 "풀이 과정에서 포기할 문제는 넘기고 풀 수 있는 문제에 집중했다면 크게 문제없었을 수 있지만, 계속 매달린 학생들에겐 어려운 시험이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영역 22번(수학1).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문항으로, 수험생들이 까다롭게 느꼈을 만한 주요 문항으로 꼽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출제 기조를 유지했으나 학생들이 풀기엔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다. 현장교사단인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어려운 지문은 배제하면서도 선택지의 오답 매력도를 전반적으로 높여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황금돼지띠' 늘어난 고3...진학문 좁아져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이제 시험 외적인 요소들을 따져가며 다음 달 5일 나올 성적표를 기다려야 한다. 입시업계에서는 ①'사탐런' 현상 ②황금돼지띠(2007년생)인 고3 영향으로 늘어난 수험생 ③최상위권 학생들에게 영향 미칠 의대 증원 철회 여파 등을 변수로 꼽았다.
우선 사탐런은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지망생 모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수험생들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의 선택과목을 보통 2개 과목을 고르는데 사회 과목을 1개 이상 선택한 학생이 77.3%(41만1,259명)였다. 지난해(62.1%)보다 15.2% 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사탐런 현상 탓에 올해 과학탐구 지원자는 수시 수능 최저기준 충족은 물론 정시 합격선 예측이 어려울 전망이다. 지원자 수가 줄면 상위 4%까지 받을 수 있는 1등급 수도 줄어드는 등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 사탐 지원자도 1·2등급 인원 자체가 늘면서 수능 최저기준 충족 숫자는 증가하고 동점자가 속출해 국어나 수학, 영어에서 한 문제라도 맞은 수험생이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커진다.
시각물_2026학년도 수능 이후 주요 대입 일정
또 고3 인구의 여파로 올해 수능엔 전년보다 6.0%(3만1,504명) 많은 55만4,174명이 지원했다. 2019학년도(59만4,924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다. 대학들이 뽑는 신입생은 변화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수험생이 늘어나면 문이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의대 모집인원이 전년보다 줄어 최상위권 학생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