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싸움 상대는 이재명정권”
한·김 당협 송년회서 의기투합
張은 “강경파 단일대오” 집중
한·김 당협 송년회서 의기투합
張은 “강경파 단일대오” 집중
한동훈(오른쪽) 전 국민의힘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수도권 전현직 당협위원장 모임 '이오회'에 참석해 서로 손을 잡고 있다. 류제화 국민의힘 세종갑 당협위원장 제공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의 친한(친한동훈)계 징계 작업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이 노선 투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대선 과정을 거치며 사이가 서먹해졌던 한동훈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손을 맞잡으며 ‘보수 빅텐트’를 강조하면서다. 이는 오세훈(아래 사진) 서울시장도 주창해온 것이어서 6·3 지방선거를 위한 보수 통합론이 세를 규합하는 모양새다. 반면 장동혁 대표는 강경파 중심의 ‘잘 싸우는 단일대오’에 집중하고 있다.
18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장관은 최근 측근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Join or Die(뭉치지 않으면 죽는다)’ 메시지를 강조하며 “하나로 뭉쳐서 이기는 선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우리가 상대할 정치적 상대는 이재명 정권인데, 내부 갈등으로 분열해서는 싸울 수가 없다. 누구라도 다 뭉쳐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장관이 전날 서울 관악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현직 수도권 당협위원장 모임 ‘이오회’ 송년회에서 한 전 대표 손을 맞잡고 “우리 당의 아주 귀중한 보배”라고 치켜세운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은 “이런 사람을 잘라내서는 안 된다. 하나로 뭉쳐야만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하나다”라며 건배사를 제의하고, 한 전 대표와 러브샷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우리는 여러 생각 할 때가 아니라 화합하고, 이재명 정권의 독주에 맞설 때”라며 “앞장서서 싸우고 반드시 이기겠다”고 화답했다.
한 전 대표와 김 전 장관이 ‘반(反)이재명 빅텐트’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장 대표와 노선 차이는 분명해졌다. 게다가 오 시장은 일찌감치 개혁신당과의 연대 필요성까지 주장해 왔다. 그는 전날 이오회 참석도 검토했으나 다른 일정과 겹쳐 셋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오 시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 대표도 연말연초 외연 확장 및 당 쇄신 방향에 대한 구상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의 방향 전환과 당원게시판 등 당무감사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털 것은 털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때 한배를 탔던 전현직 대표 간 갈등은 전면전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한 전 대표는 장 대표를 향해 “원하는 게 저를 찍어내고 싶은 거라면 그렇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리스크’는 보수 대통합의 한계로 지목된다. 한 전 대표와 오 시장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고 있지만, 장 대표가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양측의 화학적 결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많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성탄 메시지를 내고 “자녀에게 올바른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는 절박함이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유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