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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미국인 일자리 차지" 불만
NYT "기업 관행, 노조 요구와 배치"
채용 없고 이질적... 지역 주민들도 불만
이달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 엘라벨에 있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회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한 475명을 대거 체포하는 장면. IC
이달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 엘라벨에 있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회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한 475명을 대거 체포하는 장면. ICE 홈페이지 캡처


미국 조지아주 한국 배터리 기업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 당국의 '급습'으로 한국인 300여 명이 구금된 충격적인 사건 배경에 현지 노동자와 주민의 불만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규모 투자와 건설에 일자리 호황을 꿈꿨지만 정작 현지 인력보다 한국 단기 출장 인력을 선호하면서 지역사회의 외면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에 따르면 조지아주 지역 노동자들은 미국 정부의 보조금이 들어간 현대차 공장 단지에서 '공정한 취업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 기업이 본국에서 엔지니어와 기술자를 불러 일자리를 주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으로 미국 노동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에 투자한 한국 대기업이 비슷한 방식으로 공장을 건설해 온 만큼, 앞으로도 다른 공장에서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크리스티 흄 서배너 지역 중앙노동협의회 회장은 AP에 "한국인 노동자들이 (공장 건설 현장에서) 시멘트 붓기, 철골 세우기, 목공 작업, 파이프 설치 등의 일을 하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며 "미국인이 해야 할 노동을 불법 이민자들이 대체한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조지아주의 또 다른 노조 '로컬188'의 배리 자이글 매니저도 "사람들은 한국인들이 특별한 일을 하러 왔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한국인 용접공과 배관공들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NYT에 지적했다. 하지만 이날 구금 시설 인근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난 LG에너지솔루션 현지 법인 관계자는 "남은 작업 대부분은 전형적 건설 노동이 아니라 장비 설치 등 전문적 기술 작업들"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이런 현상은 한국 기업뿐 아니라 대만 등 다른 국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 공장도 대만인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사건이 언제, 어디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베토니 존스 전 에너지부 일자리 담당 국장은 "첨단기술 기업들은 지적 재산에 매우 예민한데, 이런 관행은 일자리를 원하는 미국 노동조합의 요구와 잘 맞지 않는다"고 NYT에 설명했다.

이달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 엘라벨에 있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회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한 475명을 대거 체포하는 장면. IC
이달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 엘라벨에 있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회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한 475명을 대거 체포하는 장면. ICE 홈페이지 캡처


지역 노동자뿐 아니라 공장이 위치한 조지아주 서배너와 엘라벨 주민들도 이들에 대해 냉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 기업이 지역민을 고용하는 대신 한국에서 건너간 노동자를 임시 고용하는 방식을 선호하면서 지역 사회에 제대로 섞여들지 못한다는 불만이다.

미 CNN 방송은 "지역 사회는 공장을 유치하며 8,500명의 정규직 채용을 예상했지만, 아직은 임시 비자나 계약직으로 몇 달씩 순환 근무하는 독신 남성들이 대부분"이라며 "학교, 교회 등 지역 사회에 가족과 함께 뿌리내린 다른 지역 사례와 상당히 다른 형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냉동식품 등을 판매하는 지역 식료품점에서 욕설을 퍼붓거나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여럿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주 노동력 중심으로 사업을 하는 기업과 마을을 재편하는 거대 프로젝트에 불안을 느끼는 주민들이 큰 혼란을 느끼고 있다"며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지역 사회에 통합되지 못하면서, 일자리가 대거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는 힘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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