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대성 폭풍 ‘타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한 차량이 쓰러진 나뭇가지를 피해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남부 광둥성에 초속 30m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한 태풍 ‘타파’(Tapah)가 상륙해 주민 6만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홍콩에서는 항공편 100여편이 취소되는 등 교통 혼란이 빚어졌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타파는 8일 오전 8시50분쯤 광둥성 장먼시 타이산 해안에 상륙했다. 최대 풍속은 초속 30m, 중심기압은 978hPa에 달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타이산 지역 내 182개 학교와 유치원이 휴교에 들어갔고, 장먼시 주민 4만1000명을 포함해 광둥성에서만 6만여명이 대피했다.
광둥성 기상당국은 이날 오전 6시 황색 태풍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의 태풍 경보는 위험 수준에 따라 적색→주황색→황색→청색 4단계로 구분되며, 황색은 비교적 강한 태풍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 운영 중단과 학교 휴교 조치가 내려졌다.
태풍은 현재 시속 15~20㎞ 속도로 북서쪽으로 이동 중이며, 광시성 우저우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중국중앙TV(CCTV)는 전했다. 장먼해사국은 구조 선박 30척과 해상 구조대 43팀을 배치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대성 폭풍 ‘타파’에 대비해 한 쇼핑센터 출입문이 테이프와 모래주머니로 봉쇄돼 있다. AP=연합뉴스
홍콩도 큰 영향을 받았다. AP통신은 태풍으로 인해 100여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에는 베이징발 홍콩 익스프레스 여객기가 홍콩 국제공항 착륙 과정에서 활주로를 이탈해 잔디밭에 멈춰 섰다. 항공기 랜딩기어에서 연기가 발생했으나 부상자는 없었다. 다만 태풍 피해로 최소 12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중국 기상청은 8일 오후부터 9일 오후까지 광둥성 서부와 남부 연안, 광시자치구 중동부 지역에 집중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 타파는 9일 오전 3시(한국시간)께 중국 잔장 북쪽 약 260㎞ 부근에 상륙하면서 세력이 약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제주와 남부 일부 지역은 간접 영향권에 들어 기상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타파는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메기류의 물고기’를 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