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발표를 하고 있다. YTN 방송 캡처
내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겠다’는 선서를 저버리고 헌정을 유린한 최고권력자에겐, 법정 최고형으로 죄책을 엄히 물어야 한다는 특별검사의 결론이다. 이제 법원은 이 사건이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가지는 역사적 의미를 무겁게 인식하고, 유사한 헌법 질서 파괴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특검은 13일 결심공판에서 “다시는 권력 독점·유지를 목적으로 민주주의가 훼손되어선 안 된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12·12 군사반란 및 5·18 민주화운동 관련 내란 등 혐의로 1996년 사형 구형을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30년 만에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됐다.
특검 구형이 지나치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윤 전 대통령이 국민과 역사 앞에 저지른 잘못은 중대하다. 비상계엄 선포가 나라 근간을 흔들고 국민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가한 잘못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았고, 야당을 겨냥한 ‘경고성 계엄’에 불과했다는 말만 고장난 녹음기처럼 반복했다. 9개월에 걸친 긴 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은 책임을 통감하거나 과오를 반성하기는커녕, 시종 궤변과 책임 회피로 일관하며 다수 국민과 과거 지지자들을 실망시켰다. ‘역풍을 경고한 국무위원이 하나도 없었다’며 계엄 책임을 장관들에게 전가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마지막 공판에서마저 이런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갑자기 권력 분립을 주창한 프랑스 사상가 몽테스키외를 언급하며 "계엄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는 억지를 부리고,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재개해야 한다"고 엉뚱한 주장도 폈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1심 변론은 모두 끝났다. 재판부가 막중한 책임감을 인식해야 한다. 불법계엄과 내란 혐의의 심각성, 반성하지 않는 태도, 판결이 후세에 미칠 막대한 파급 효과 등을 감안해 윤 전 대통령이 보인 행위에 걸맞은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최고권력자라도 국민에게 부여받지 않은 권한을 절대 탐할 수 없다’는 강력한 교훈을 남길 서릿발 같은 선고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