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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노동신문, 뉴스1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노동신문, 뉴스1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3일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한 자신의 담화에 대해 '소통과 긴장 완화'의 여지를 뒀다고 평가한 통일부의 입장을 언급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은 '개꿈'이라고 일축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놓은 '적대적 두 국가론'에 입각해 남북관계 단절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여정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를 통해 "한국 통일부가 13일 나의 담화와 관련해 '소통'과 '긴장완화'의 여지를 두었다고 나름 평한 것을 지켜보았다"면서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예평부터 벌써 빗나갔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울이 궁리하는 '조한(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희망 부푼 여러가지 개꿈들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전부 실현 불가한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라면서 "아무리 집권자가 해외에까지 돌아치며 청탁질을 해도, 아무리 당국이 선의적인 시늉을 해 보이면서 개꿈을 꾸어도 현실은 절대로 달라질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김여정의 이날 담화는 기본적으로 이재명 정부를 길들이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무인기 사건을 빌미로 남북관계에서 자신들의 주도권을 부각하는 모습"이라며 "정부의 대화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라 당분간 남측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무인기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한 지난 11일 김여정 담화에 대해 "우리의 대응에 따라서 남북 간 긴장 완화 및 소통 재개 여지도 있을 것"이라면서 "통일부는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남북관계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연초부터 한국을 향해 거친 반응을 잇달아 쏟아내는 건 외교무대에서 대북 평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외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자신들과 관련한 의제가 이 대통령의 정상외교에서 주목받는 상황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일 수 있단 얘기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 나라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한·일)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정책에 있어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한반도 문제에서 '중재' 역할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여정은 한국의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해서도 재차 언급했다. "적국의 불량배들에게 다시 한번 명백히 해둔다. 서울 당국은 공화국의 주권 침해 도발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며 재발 방지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면서다.

그러면서 "공화국(북한) 신성불가침의 주권에 대한 도발이 반복될 때에는 감당 못 할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면서 "이것은 단순한 수사적 위협이나 설전의 연장이 아니다. 주권 침해에 대한 우리의 반응과 주권 수호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비례성 대응이나 입장 발표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오경섭 연구위원은 "사실상 대남 군사 공격까지 감행할 수 있다는 위협을 한 것"이라면서 "이는 이재명 정부를 향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자에 대한 처벌과 함께 재발 방지책까지 마련하라는 요구를 내놓은 측면도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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