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 관여 안 했다던 강선우 ‘제명’ 결정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7월1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감정을 추스르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1억원 공천헌금 수수’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강선우 의원이 당시 김경 서울시의원에 대한 공천 결과 발표 당일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김경 시의원에게 공천을 주는 수밖에 없지 않냐’고 발언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강 의원은 그간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김 시의원 공천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는데, 이것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복수의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일 저녁 열린 민주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4월22일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회의 때 강 의원이 김 시의원의 공천을 돕는 방향으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당 윤리감찰단의 중간보고를 통해 공유됐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한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당시 서울시당 공관위는 애초 김경을 컷오프(공천 배제)시킨 뒤 이 지역(강서구1 선거구)을 청년·여성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당시 회의에서 강 의원이 ‘(후보) 공모에서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윤리감찰단에서는 강 의원의 이런 답변 때문에 김 시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지도부 관계자도 “해당 지역 위원장인 강 의원이 ‘김경에게 공천을 주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계속 주장을 하니까 당시, 공관위원들도 ‘아이고’ (못말리겠다) 그런 상태에서 (단수 공천)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이런 보고를 받은 뒤, 강 의원이 그간 거짓말을 했다고 보고 강 의원을 당에서 제명했다. 앞서 강 의원은 김 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의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보도되자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 공관위원의 지역구에 관해 논의할 때 해당 공관위원은 논의에서 배제되는 것이 원칙이고, 당시 서울 강서갑 지역 후보자의 자격 역시 위 원칙에 따라 저는 발언권이 제한된 상태에서 단수 공천으로 결정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윤리감찰단의 보고대로라면, 강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이 김 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이미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 시의원에게 공천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라 이런 해명은 맞지 않는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강 의원 제명 의결을 하며, 당시 서울시당 공관위 간사였던 김병기 의원에 대해서도 당 윤리심판원에 신속 징계심판을 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여기에는 김 의원이 김 시의원 공천이 결정된 4월22일 공관위 회의에 불참한 사실을 확인한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강 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사실을 전해들었던 김 의원이 이날 회의에 불참해, 김 시의원에 대한 공천을 묵인해줬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 의원은 공관위 간사로서 강 의원이 돈을 받았단 사실과, 김 시의원이 이미 컷오프됐다는 것, 그 뒤 해당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바뀌었다는 것 등을 다 아는 상태에서 하필 공천자를 정하는 회의에 나오지 않았다”며 “김 의원이 김 시의원 공천을 묵인하고자 자리를 피해준 건지, 그날 불가피한 사정으로 회의에 못 나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공관위 간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에 충분히 책임을 물을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의 경우, 강 의원처럼 즉각 제명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해 ‘윤리심판원 징계 요청’ 정도로 결정했다는 게 전날 회의 참석자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