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대체 여부가 관건
지난해 주한미군이 아파치 헬기 무장 훈련을 하고 있다. 주한미군 누리집
경기 평택 주한미군 기지의 미국 육군 아파치(AH-64E) 공격헬기 부대가 지난달 운용 중단된 것이 주한미군 감축의 신호탄일까, 미 육군 전체 변화의 일부일까.
1일(현지시각)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를 보면, 평택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 주둔해온 5-17공중기병대대(5-17 ACS)가 지난달 15일자로 운용 중단됐다. 군사 용어인 ‘운용 중단’은 특정 부대의 실질적 운용이 중단되거나, 부대가 해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22년 창설된 5-17공중기병대대는 부대원 약 500명이 아파치 공격헬기, 무인기(RQ-7B 섀도우) 등을 운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2년 2월 미국 국방부는 한반도에 순환 배치하던 아파치 공격헬기 부대를 상시주둔 부대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 결정 이전에는 한국에 미군 아파치 대대(24대) 1개가 상시 주둔하고 1개 아파치 대대가 9개월마다 순환 배치됐다. 이 결정으로 2개 아파치 대대가 한반도에 상시 주둔하면서 주한미군에 배치된 아파치 공격 헬기는 모두 48대가 됐다. 한국 육군도 아파치 헬기 36대를 미국에서 수입해 갖고 있어 한반도에 배치된 아파치 헬기가 모두 84대가 됐다.
아파치 헬기는 유사시 북한의 전차부대를 격멸하고 북한 특수부대원들을 태운 공기부양정의 해상 침투를 저지하는 등의 임무를 맡고 있다.
주한미군 아파치 부대의 변화를 두고 주한미군 감축의 신호탄이란 해석과 전체 미 육군의 변화의 일부란 해석이 엇갈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등 동맹국에 더 많은 안보 역할 분담을 요구하고 대만 분쟁 개입 등에 대비해 주한미군 규모를 줄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 바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5월22일 미 국방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국방부가 주한미군 약 4500명을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당시 미 국방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지난해 1월8일 한국 육군항공사령부가 아파치 공중 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주한미군뿐만 아니라 한국 육군도 아파치 헬기 36대를 미국에서 도입해 보유하고 있다. 육군 페이스북
주한미군 아파치 부대 변화를 미 육군 전체 변화의 하나로 보는 해석도 있다. 이번 조치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른 '미 육군 변혁 이니셔티브'(ATI)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주한미군 아파치 부대 운용 중단이 주한미군 감축인지 미 육군 개혁의 일환인지 가늠할 잣대는 아파치 부대가 무인기 부대로 대체되느냐 여부다. 이번 아파치 부대의 변화가 해당 부대 병력과 장비 철수를 의미하는지, 대체 부대가 투입될지는 불확실하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일 신년 인사차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주한미군 아파치 부대가 무인기 부대로 대체되냐’는 질문에 “질문 속에 답이 있는 것 같다”며 무인기 대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아파치 헬기와 관련해 미 육군 자체로 여러 변화가 있는 것 같다. 비단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뿐만 아니라 육군 전체의 개혁 차원에서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오는 6일 캠프 험프리스(평택 주한미군 기지)에 갈 예정이라며 “가서 여러 가지 사안을 (미국으로부터) 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무인인가 크게 활약하면서 미국과 한국 등에서는 아파치 헬기를 무인기로 대체하자는 논의가 나왔다. 한국은 아파치 헬기 36대를 추가 도입하는 대형 공격헬기 2차 사업(4조7천억원 규모)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7월 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돼 아파치헬기 추가 도입이 어렵게 됐다. 당시 예산 삭감에 대해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미 육군도 유지비가 비싼 구형 아파치 공격헬기를 조기 퇴역시키고, 그레이 이글 등 첨단 드론 전력으로 군 구조의 변화를 진행하는 만큼 우리 군의 아파치 공격헬기 추가 도입 전면 재검토는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대형 공격헬기 2차 사업은 지난해 5월 합동참모회의에서 유무인 복합체계 등 대체전력 검토로 결정된 바 있다. 군 당국도 아파치 공격헬기보다는 첨단 드론전력 도입이 우선하다고 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