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 앞두고 미국 부통령 행사 참석
증인 출석 통일교 전 회장 “민주당 연결도 안 돼”
증인 출석 통일교 전 회장 “민주당 연결도 안 돼”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지난 7월30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나오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 행사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당시 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쪽에서 모두 연락이 왔다고 증언했다. 반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현영 전 천주평화연합(UPF) 한국회장은 “민주당은 연결 자체가 제대로 안 됐다”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16일 오전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 정원주 비서실장, 윤 전 본부장, 이아무개 전 통일교 재정국장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윤 전 본부장은 재판에서 “(2022년) 펜스 부통령이 참석하는 (통일교) 행사와 관련해 윤석열 후보 쪽에서 연락이 왔고, 이재명 후보 쪽에서도 연락이 왔다”며 당시 여야 후보 모두에게서 참석 의사가 전달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석열 후보 쪽은 참석한다고 연락이 왔고 이재명 후보는 제주도에 가 있어서 비대면으로 (펜스와) 대화하면 좋겠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실제 펜스 부통령을 만나 대담을 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과 접촉한 바가 없다.
이와 관련해 증인으로 나온 이 회장은 지난 대선 때 정치권에 접근한 것은 윤 전 본부장 뜻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본부장이 앞선 특검팀 조사 등에서 한학자 총재의 지시로 정치권에 접근했다고 진술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이 전 회장은 “한학자 총재가 윤석열 후보 지지에 대한 결심이 있었기 때문에 윤 후보와 펜스 부통령의 만남을 준비한 것 아니냐”라는 특검팀의 질문에 “윤영호씨 의도와 전략이 있다면 그건 윤영호 생각”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윤 전 본부장이 “물귀신 작전”을 한다며 지난 대선 때 이뤄진 정치권 접근은 한 총재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당시) 민주당은 그런 접촉에 거절이 아니라 연결 자체도 제대로 안 됐다”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통일교 산하 재단 총무국에서 근무한 김아무개씨가 나와 한 총재의 헌금 예물에 대해서 증언했다. 특검팀이 “이아무개 원장(전 가정연합본부 총무국장)이 한학자 총재의 예물로 올려야 한다고 해서 2023년 교회 헌금 2억원·2024년 5억원·2025년 3억원을 이 원장께 전달한 적이 있냐”고 묻자 김씨는 “전달했다”라고 답변했다. 특검팀이 자금 출처를 묻자 김씨는 “교인들이 와서 기도하고 기도실 헌금함에 헌금하면 헌금을 빼내 재무팀 금고에 보관했다. 그 헌금을 드렸다”라고 답했다. 교인들의 헌금이 한 총재에게 현금으로 직접 전달됐다는 것이다. 앞서 특검팀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 총재의 금고에 280억원의 관봉권과 외화 등을 비롯한 현금이 보관되어 있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