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핵심 기술을 빼돌려 중국 회사에 넘긴 전직 삼성전자 임원 등 일당 10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기술 유출에 따른 피해는 최소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들이 기술을 빼돌린 과정은 매우 치밀했습니다.
김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국 최초의 D램 반도체 회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2016년 설립된 지 불과 7년 만에, 세계에서 4번째로 10나노대 D램 양산에 성공했습니다.
2024년 세계 시장 점유율은 7%로 4위입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는 하나 유례를 찾기 힘든 성장 속도, 비결은 '기술 훔치기'였습니다.
창신은 먼저 삼성전자 연구원 전 모씨를 포섭해 삼성전자가 5년 동안 1조 6천억원을 투입해 만든 10나노 공정 정보를 통째로 입수했습니다.
전 씨는 수백장의 도면 등을 일일히 필사하는 방법으로 휴대전화와 USB 등을 제한하는 보안 시스템을 피했습니다.
이후 창신은 삼성전자 출신 엔지니어 등을 추가로 포섭했고, SK하이닉스의 국가핵심기술까지 훔쳤습니다.
[김윤용/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 부장검사 : "중국 유일의 D램 반도체 회사가 불법유출한 범행은 물론 유출 기술을 부정 사용해 중국 현지에서 최종양산에까지 나아간 범행의 전모를 규명하였습니다."]
이들은 국정원 등의 감시를 피해 위장회사를 설립하고 주기적으로 사무실을 옮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화나 이메일은 중국산을 이용했고, 출국금지나 체포 등 위급 상황을 동료에게 전파하는 암호까지 미리 만들어놨습니다.
이들이 기술 유출을 대가로 받은 돈은 최대 30억원의 연봉과 수 억원의 계약금 자녀 국제학교 학비 등 많아야 수백억 원 상당.
하지만 삼성전자는 2024년 한 해에만 매출이 5조원 감소했고, 향후 수십조원의 피해를 볼 것으로 추산됩니다.
검찰은 전 씨 등 5명을 구속 기소하고 5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아직 중국에 머물고 있는 잔당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조치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훈입니다.
촬영기자:유현우/그래픽:채상우 김성일/영상편집:서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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