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12장 분량에 자필로 베껴
체포 대비해 표식 공유하기도
체포 대비해 표식 공유하기도
연합뉴스TV 제공
중국 반도체 기업으로 이직해 삼성전자 D램 공정 핵심기술을 빼돌린 전직 임원과 연구원 등 10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유출된 기술을 활용한 중국 기업이 전 세계 4번째로 18나노 D램 양산에 성공했다며 피해액을 최소 수십조원으로 추산했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윤용)는 23일 삼성전자 임직원 출신 A씨 등 5명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국외누설)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개발책임자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국 반도체 업체 CXMT(창신메모리반도체테크놀로지)에서 일하며 2016년 당시 삼성전자 직원이던 B씨를 통해 빼돌린 10나노대 D램 공정기술을 제품 개발에 활용한 혐의를 받는다.
CXMT는 중국 지방정부와 현지 반도체 설계회사가 2016년 투자해 만든 업체다. 유출된 기술은 삼성전자가 1조6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대표적인 국가전략 기술이다.
A씨 등은 위장회사를 통해 CXMT에 입사했다. 이들은 국내에서 출국금지 또는 체포될 경우 하트 모양 표식 4개를 서로 전파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삼성전자 연구원이던 B씨는 사내 임직원 노트 12장 분량에 600여개 공정기술을 적는 방식으로 기술을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다.
이들은 개발 과정에서 협력업체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정 관련 기술까지 추가로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CXMT는 세계 최고 수준의 D램 공정기술을 확보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