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케치 속 피고인
[AP/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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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에서 1967년 여자 노인을 성폭행 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92세 노인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영국 브리스틀 형사법원은 1일(현지시간) 라일런드 히들리(92)가 34세였던 1967년 잉글랜드 서부에서 혼자 살던 노인 루이자 던(당시 75세)의 자택에 침입해 던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인정해 최소 복역 기간 20년의 종신형을 선고했다.
이는 영국에서 가장 오랜 시간이 지난 후 해결된 미제 사건으로 여겨진다고 AP, AFP 통신이 전했다.
데릭 스위팅 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은 인명과 존엄성을 완전히 무시했다"며 "피고인은 영원히 석방되지 못하고 교도소에서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피해자 자택 창문에는 손바닥 자국이 남아 있었고, 경찰은 용의자 1만9천명의 손바닥 자국과 대조했지만 일치하는 것을 찾지 못했다. 히들리는 이 지역 거주자가 아니었던 터라 용의선상에 오르지 않았다.
히들리는 1977년에도 다른 지역에서 여자 노인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붙잡혀 복역했지만, 그의 DNA 정보가 당국의 시스템에 입력된 것은 2012년 별도의 사건으로 체포됐을 때였다.
경찰은 지난해 재수사를 통해 던이 살해될 당시 입고 있던 옷에서 채취된 체액과 히들리의 DNA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손바닥 자국도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히들리는 지난해 11월 체포됐다.
할머니가 살해됐을 때와 비슷한 나이가 된 던의 손녀 메리 데인턴은 선고공판에서 "범인이 잡히지 않아 어머니는 생전에 늘 아프셨다"며 "할머니를 사랑했던 모든 이가 정의 실현을 보지 못한 것이 너무 슬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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