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가 운영하는 글로리협동조합
늘봄교육연합회·극우단체 트루스코리아와
같은 주소지로 등록···‘한 몸’ 처럼 움직여
김문수 지지·이승만 단체 이름 올린 강사
인천 방과후 교실 ‘경력’ 내세워
김용만 의원실 “전국 곳곳 활동 정황”
늘봄교육연합회·극우단체 트루스코리아와
같은 주소지로 등록···‘한 몸’ 처럼 움직여
김문수 지지·이승만 단체 이름 올린 강사
인천 방과후 교실 ‘경력’ 내세워
김용만 의원실 “전국 곳곳 활동 정황”
극우 성향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가 운영하는 또 다른 초등 방과후프로그램 공급업체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의 설립인가증.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 홈페이지 갈무리
극우 성향 단체 리박스쿨의 손효숙 대표가 운영하는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이하 글로리협동조합)이 인천 지역 초등학교에 역사강의 등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제공한 정황이 나타났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명단과 이승만 전 대통령 관련 단체에 이름을 올린 인천 지역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과학강사 출신이 글로리협동조합 감사로 활동하며 손 대표와 ‘한 몸’처럼 움직인 정황도 드러났다.
2일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보면 극우 성향 단체 리박스쿨 대표인 손효숙씨는 글로리협동조합을 운영 중이다. 등록 업태가 ‘방과후학교위탁운영’인 글로리협동조합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민간자격증을 관리하는 단체다.
글로리협동조합이 초등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에 관여한 정황도 있다. 이 단체의 감사 A씨, 이사 B씨는 각각 부산, 인천 지역의 초등학교 3곳에서 방과후학교 강사 경력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글로리협동조합은 홈페이지에서 인천 지역 초등학교 두 곳, 서울의 초등학교 한 곳에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공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중 인천의 C초교는 글로리협동조합의 강사와 현재까지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C초교 관계자는 2일 통화에서 “저희는 업체와 프로그램 전체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올해는 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로리협동조합이 리박스쿨 등 복수의 극우 성향 단체와 사무실을 함께 쓰며 한 몸으로 움직인 정황도 나타났다. 글로리협동조합의 현재 주소는 서울 종로구 한 빌딩의 8층으로 리박스쿨과 같은 주소의 사무실을 쓰고 있다. 서울교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서울 10개 초등학교 공급한 ‘한국늘봄교육연합회’도 같은 주소로 등록돼 있다. 극우 성향 시민단체 트루스코리아 또한 같은 장소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지난해 2월28일 늘봄학교 지지단체인 ‘함께행복교육봉사단’ 출범 안내문. 주관 단체에 손효숙씨가 대표로 있는 극우성향 단체 리박스쿨과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이 같이 들어 있다. 홈페이지 갈무리
글로리협동조합 감사 A씨의 행보가 리박스쿨 손 대표와 거의 일치하는 점도 글로리협동조합과 리박스쿨이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였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A씨는 우남 네트워크 운영위원으로 참여 중인데 리박스쿨 대표 손씨 또한 이 단체의 운영위원이다. 우남 네트워크는 ‘대한민국 건국대통령 우남 이승만의 건국정신’ ‘올바른 대한민국 역사교육’ ‘8·15 건국절 제정운동’ 등을 추구하는 단체다. A씨는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역만리 연고도 없는 땅에서 자신의 삶을 마친 선교사 등이 있었기에 이승만이라는 위대한 지도자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자유대한민국수호 여성연대가 지난달 23일 김문수 후보 지지명단을 발표할 때 이름을 올렸는데 이때에도 리박스쿨 대표 손씨와 함께 명단에 참여했다.
A씨와 리박스쿨 손 대표는 지난해 초 정부가 늘봄학교를 갑작스럽게 1년 앞당겨 출범한 시점에도 늘봄학교 지지단체에 함께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늘봄학교 지지단체인 ‘함께행복교육봉사단’은 지난해 2월28일 “늘봄학교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며 출범한 곳이다. 함께행복교육봉사단은 지난해 2월말 출범한 뒤 3개월 만인 같은 해 5월 폐업 신고를 해 관변단체 의혹을 사는 단체다.
극우성향 단체 리박스쿨은 자체 늘봄학교 강사를 양성했고, 실제 초등학교에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공급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육대학교와 업무 협약을 맺고 최소 서울 지역 10개 학교에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공급했다. 리박스쿨은 자체 교육 프로그램에선 청소년들에게 ‘이승만은 위인’ ‘동성애는 사랑 아니다’ 등의 내용을 가르친 사실도 확인됐다.
김 의원은 “교육부는 리박스쿨이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공급한 곳으로 서울 10곳을 언급했지만 이미 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극우 성향 강사들이 활동한 정황이 보인다”며 “전국 단위 방과후 프로그램 전수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