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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단체 사칭, 대량 주문이나 예약…돈만 뜯어내고 '잠적'
경찰 "단체 주문받으면 공식 전화번호로 재확인 필요"


사기피해·보이스 피싱 (PG)
[제작 정연주] 일러스트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대형 화재나 대통령 선거 등 국민적 관심사를 미끼로 한 '노쇼(No show) 사기'가 광주·전남 지역에서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1일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노쇼 사기는 공공기관이나 단체를 사칭해 소상공인 업체에 대량 주문이나 예약을 한 뒤 이런저런 핑계를 대다 돈만 뜯어내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수법이다.

대량 주문을 할 만한 군부대나 소방 본부, 지자체 공무원 등을 사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선거 캠프 관계자를 사칭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업주가 대량 주문이나 단체 예약을 믿고 준비를 시작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마수를 드러낸다.

측은지심이 들만한 개인적인 사정이나 상황에 맞은 사정을 들며 대신 물건을 결제해 주면 나중에, 한꺼번에 돈을 주겠다는 식이다.

이들은 특정 계좌번호로 돈을 보내라고 유도하는데 피해자가 실제로 돈을 보내면 연락을 끊는다.

이런 식으로 올해 광주에서 84건, 전남에서 10건 이상의 노쇼 사기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이 지난달부터 2달여간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사기범들은 피해자를 보다 쉽게 속이기 위해 국민적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5·18 민주화운동을 앞둔 지난 17일 광주 광산구 한 식당 업주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선거 캠프 관계자를 사칭한 사람에게서 다음날 이 후보를 포함한 20여명이 식사를 할 예정이라며 단체 예약을 받았다.

피해자는 5·18 기념식을 마친 이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이 식사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피해자는 이 후보가 원하는 고가의 양주를 대신 구매해 준비해주면 식사 대금과 함께 결제하겠다는 말에 속아 2천여만원을 특정 계좌로 입금했는데 이후 예약자는 연락이 끊겼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자 화재 진화에 투입된 소방관을 사칭하기도 했다.

소방관들을 위한 단체 식사를 예약하고선 나중에 방역복을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구했다.

업주는 구매 대행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지만, 단체 식사를 준비한 재룟값 등의 피해를 입었다.

대형 이슈가 없더라도 군인이나 지자체 공무원을 사칭하는 일도 다반사다.

광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도 군 장병 도시락 60인분을 주문받은 뒤 전투 식량을 대신 결제해 달라는 요청에 6천여만원을 보냈다가 피해를 봤다.

광주시청과 전남 여수시청 주무관을 사칭한 사람이 와인이나 심장제세동기를 대신 구매해주면 나중에 처리해주겠다고 접근한 사례가 파악되기도 했다.

피해 사례가 잇따르자 광주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는 소상공인 대상 '노쇼 사기' 주의보를 발령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관 관계자로부터 대량, 단체 주문을 받았다면 해당 기관의 공식 전화번호로 직접 확인해달라"며 "주문자가 여러 사유를 들며 업주에게 돈을 요구하는 경우는 100% 사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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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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