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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이탈리아 바티칸에서 열린 ‘동방 교회 희년 기념행사’에서 교황 레오 14세가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EPA 연합뉴스

새 교황 레오 14세의 교황직 시작을 알리는 즉위 미사가 18일 오전 10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다.

이날 즉위 미사는 레오 14세 교황이 동방 가톨릭교회 총대주교들과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의 무덤이 있는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경당으로 내려가면서 시작한다. 레오 14세는 그곳에서 기도와 분향을 하는데 교황직을 계승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후 그가 주교, 대주교, 추기경, 총대주교들의 뒤를 따라 성 베드로 광장에 마련된 야외 제단으로 올라가면 광장에는 고대 찬가인 ‘그리스도께서는 승리하신다'(Laudes Regiae)가 울려 퍼진다.

즉위 미사의 ‘하이라이트’는 이후 이어지는 팔리움과 어부의반지 착용식이다. 가톨릭 전문 매체인 바티칸뉴스와 알레테이아의 보도를 보면,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는 모두 예수와 연관이 깊다. 우선 팔리움은 양털로 만든 흰색 띠 모양의 전례용 조끼를 말한다. 길을 잃어버린 양을 어깨에 눕히는 선한 목자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바티칸 뉴스는 팔리움이 길을 잃어버린 양을 어깨 위로 끌어올리는 구세주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앞뒤로 두개의 검은색 장식이 있고, 어깨 둘레에는 검은 실크 십자가 6개가 장식돼 있다. 팔리움은 또한 3개의 핀으로 고정돼 있는데, 이는 십자가에 박힌 예수의 못 3개를 상징한다.

어부의 반지는 베드로가 예수의 말씀을 믿고 물고기를 잡기 위해 그물을 던져 끌어올린 사건에서 유래한 상징물로, 교황이 베드로처럼 교회의 일치를 수호하고 신앙을 지키는 사명임을 의미한다.

각각 다른 대륙을 대표하는 추기경 세명이 교황에게 각각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 수여하고 기도를 한다. 이후 교황은 복음서 책으로 회중을 축복하고, 그리스어로 ‘오래오래 사시기를!'(Ad multos annos!) 찬가가 울려 퍼진다.

이후 전 세계 다양한 계층의 신자 12명이 교황 앞에 나아가 순명을 맹세한 뒤, 참가자들이 기도를 하는데 기도는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아랍어, 폴란드어, 중국어 등 여러 언어로 이뤄진다고 한다. 교황이 성찬기도를 한 뒤 성찬례도 이어진다.

교황의 짧은 연설로 즉위 미사는 끝이 난다. 미사가 끝난 뒤 교황은 다시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들어가 각국 정상과 고위 인사들을 맞이한다. 이는 교황이 세계적인 영적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외교적 역할도 수행함을 보여주는 전통적인 관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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