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감독에 ‘안첼로티’ 선임
59년 만에 외국인 사령탑 ‘파격’
59년 만에 외국인 사령탑 ‘파격’
브라질 축구 대표팀이 승부수를 던졌다.
브라질축구협회(CBF)는 26일부터 이탈리아 출신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65·사진)이 대표팀을 공식 지휘한다고 발표했다. 월드컵 5회 우승에 빛나는 ‘축구왕국’ 브라질이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한 것은 1965년 이후 59년 만이다.
BBC는 13일 “전례 없는 파격의 배경에는 분명한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고 해석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우승 이후 브라질은 매 대회 유럽 벽에 가로막혔다. 자국에서 열린 2014년에는 독일에 1-7로 참패했고, 2018년 벨기에, 2022년에는 크로아티아에 밀려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유명 해설가 팀 비커리는 “2002년 이후 브라질은 토너먼트에서 유럽 팀만 만나면 무조건 탈락했다”며 “그 ‘징크스’를 끊기 위해 유럽을 가장 잘 아는 감독을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첼로티는 AC밀란, 첼시, PSG, 바이에른 뮌헨, 레알 마드리드 등 유럽 5대 리그를 감독으로서 두루 경험하며 리그 우승과 유럽챔피언스리그 5차례 우승 성과를 거둔 명장이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카세미루, 에데르 밀리탕 등 핵심 브라질 선수들과 깊은 유대감을 쌓았다. 브라질 대표팀 핵심이자 레알 공격수 비니시우스는 “안첼로티 감독과 함께 뛸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브라질은 월드컵 본선보다도 지역 예선에서 흔들리고 있다. 2026 북중미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도 아르헨티나에 1-4로 대패하는 등 부진이 지속됐다. 지휘봉을 잡은 치치, 페르난두 디니즈, 도리발 주니오르 등도 뚜렷한 변화를 이끌지 못했다. 이 와중에 내세운 것이 ‘프로젝트 안첼로티’다. 선수단 내에서 이미 안첼로티 감독에 대한 신뢰도는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브라질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선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월드컵 DNA’는 시간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그 정체성을 되살리는 것이 안첼로티의 사명이다. BBC는 “‘축구 왕국’의 부활이 그의 손에 달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