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조국혁신당의 집회 일정을 실시간 보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한 달여 뒤 불법 계엄이 선포됐을 때 국군방첩사령부의 체포 대상이 될 정도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적대시한 인물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는 박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김 여사 등과 정치적 목적을 긴밀히 공유하는 ‘공동체 관계’였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은 박 전 장관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하면서 그가 지난해 10월26일 조국혁신당의 집회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탄핵 선언 대회’라는 이름으로 서울 서초동에서 장외 집회를 이어갔다. 이모 당시 법부무 공공형사과장은 텔레그램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네 차례에 걸쳐 이 집회 동향을 박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해 조국 대표의 동향을 파악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 김 여사와 ‘정치적 공동체’ 관계였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은 박 전 장관 휴대전화를 분석하면서 그가 김 여사나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김 여사 사법리스크를 해소하라는 취지의 연락을 받거나, 두 부부가 적대시하는 인물에 대한 수사 상황을 캐묻는 연락을 받은 정황을 확인했다.
박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이 전 과장으로부터 김 여사가 연루된 공천 개입 의혹 검찰 수사 상황도 실시간으로 보고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월에는 박 전 장관이 김 여사로부터 ‘김명수 대법원장 사건이 2년이 넘었는데 방치된 이유가 뭐냐’,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 ‘왜 김정숙 수사는 2년간 진척이 없느냐’ 등 항의성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특검은 박 전 장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그가 휴대전화에 김 여사를 ‘김 안방’이라는 별칭으로 저장한 사실도 확인했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을 더 조사한 뒤 처분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박 전 장관에 대해서도 추가로 한 번 더 소환 조사를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환해 조사하고 추후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