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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지난해 12·3 불법 계엄 선포 당시 병력을 움직인 주요 사령관 3명이 모두 증언대에 섰다.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들이 법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제각각 달랐다.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 등의 체포지시를 들었다고 밝혔다. 반면 여 전 사령관은 침묵을 지켰고, 이 전 사령관은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과 사전에 ‘비상계엄’을 논의했는지에 대해서도 이들의 기억은 엇갈렸다.

이진우 “윤석열, ‘의원 체포하라’는 말 안 해”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재판에서 증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재판에서 증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이진우 전 사령관은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가 진행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2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이후 처음으로 윤 전 대통령과 대면하는 자리였다. 증인신문은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오후 11시까지 이어졌다.

이 전 사령관은 증인신문을 시작하기 전 “제가 7차례 조사에서 진술하면서 내가 말한 건지 들은 건지 전화한 건지 받은 건지 모를 정도로 정보량이 엄청났다”며 “무엇이 사실인지 모를 정도로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수사과정과 공판에서 자신이 진술한 내용을 이날 증인신문에선 유지하기 어렵다고 예고한 셈이다.

이후 진행된 재판에서 이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의원 체포 지시를 들은 기억이 없다며 진술을 뒤집었다. 그는 돌연 “(윤 전 대통령이) 체포하라고, 끌어내라면서 체포하란 말도 했다고 (앞서 특검 조사에서) 말했는데, 나중에 보니 전혀 아니었다”며 “체포하라는 사람은 없고 제가 ‘우리 병력 건드리면 체포한다’고 말한 게 윤 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됐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문을 부수고서라도 끌어내라’는 말을 듣긴 했지만, 그 대상이 의원이 아니라고도 했다. 그는 “의원이라고 생각하면 ‘끌어내라’가 아니고 ‘체포하라’고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사령관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총으로 쏴서 죽이겠다’고 한 윤 전 대통령 발언도 “들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여인형 “윤석열 ‘비상대권 언급’에 무릎 꿇고 말렸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지난달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재판에서 증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지난달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재판에서 증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지난달 27일 윤 전 대통령 내란 재판에 나와 방첩사에서 정치인 체포조를 운영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체포조 운영과 관련한 구체적인 질문엔 증언을 거부했다. 방첩사는 계엄 당일 국회에 ‘정치인 체포조’를 투입했다고 의심받는데, 자신과 직접 관련된 내용에 대해선 입을 닫은 것이다.

여 전 사령관도 증인신문 과정에서 앞선 자신의 진술을 뒤집었다. 그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체포 대상자’를 들었다”고 수사과정에서 진술했지만, ‘체포’를 언급한 것은 말실수였다고 앞선 진술의 의미를 흐렸다. 그는 “체포나 검거 같은 말은 기본적으로 군인들의 입에 배어 있는 말”이라며 “저도 모르게 한 말”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5~6월부터 비상대권과 계엄을 언급했다는 대목은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여 전 사령관은 지난달 24일 윤 전 대통령 재판에서 “대통령께서 나라 걱정, 시국 걱정을 하시다가 감정이 격해지셨는지 ‘나라를 바로잡으려면 헌법이 대통령에게 보장하는 비상대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언급했다”며 “그 와중에 계엄 이야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5~6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전가옥(안가)에서 있었던 저녁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이런 말을 하자, 여 전 사령관은 무릎을 꿇고 말렸다고 회상했다. 여 전 사령관은 “얼마나 훈련이 안 돼 있는지, 아무리 대통령의 비상조치권이라 해도 불가능하다는 실태를 말씀드렸다”고 했다.

곽종근 “윤석열, 한동훈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재판에서 증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재판에서 증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핵심 증인으로 꼽힌다. 윤 전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를 폭로하면서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3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1일) 한동훈과 일부 정치인들을 호명하면서 당신 앞에 잡아 오라고 했다.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언급했다고도 진술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달 30일 재판에선 “윤 전 대통령이 12월4일 0시30분쯤 전화했을 때 TV를 통해 국회의사당과 의원들이 나오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며 “대통령이 그때 전화로 의결 정족수를 얘기하면서,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라도 끌어내라’는 지시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를 듣고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에게 직접 ‘질서유지 차원에서 국회에 군을 투입한 것 아니냐’고 물었는데, 곽 전 사령관은 “질서유지 차원이면 경찰을 투입해야지, 군이 왜 가느냐”면서 반박했다. 앞서 이 전 사령관의 주장과는 반대되는 내용이다.

한편 지난 18일에는 윤 전 대통령이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이들 사령관 등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처음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에 연루돼 징계 받는 군인들에 대해 “내가 내린 결정에 따라 일한 사람들인데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계엄 선포를 김 전 장관 외에 다른 이들과 모의한 적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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