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공천헌금 의혹 등 이른바 '쌍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의 2차 종합 특검 법안 강행 처리를 막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추진하는 통일교·공천헌금 특검 법안을 관철시키겠다는 명분이었다. 하지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제명을 둘러싼 당내 파열음이 커지자 단식 투쟁을 통해 징계 국면을 유리하게 끌고가려는 포석이란 해석이 나왔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전날 윤리위원회가 의결한 한 전 대표 제명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최고위에서는 한 전 대표에게 재심의의 기회를 부여하고, 제대로 된 소명 기회를 부여받아서 이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재심의 기간까지는 윤리위 결정에 대해서 최고위의 결정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 전 대표가 전날 절차적 위법을 주장하며 “윤리위의 결정은 이미 결론은 정해 놓고 끼워 맞춘 요식행위 같은 것”이라고 주장한 만큼 충분한 소명 기회를 주겠다는 게 표면적 사유다. 재심 신청 기한은 징계 결정 후 10일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재심 신청에 부정적인 한 전 대표를 압박하는 동시에 징계의 법적·절차적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시선이 강하다. 친한계는 전날 윤리위가 징계 결정문을 두 차례 수정한 걸 놓고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 대표 측 인사는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장 대표 인식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회의장 밖에서도 발언이 쏟아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제명은 곧 공멸”이라고 적었고, ‘대안과 미래’ 의원들은 장 대표를 만나 “제명 징계를 의결하지 말고, 징계 수위도 낮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 대표 특보단장인 김대식 의원도 “정치로 풀어야 한다”고 장 대표에게 고언했다고 한다.
이렇게 징계 논란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장 대표가 단식 카드를 꺼내든 건 일종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안팎의 반발이 장 대표 예상보다 커서 제명을 하루 만에 밀어붙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장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 때처럼 몸을 던져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보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당직자는 “장 대표가 단식을 이어가면 징계 반대 측도 장 대표를 마냥 비판하기 어렵고, 친한계도 계속해 강성 발언을 하기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장 대표가 나름의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친한계 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동훈 제명 사태로 촉발된 성난 여론이 장 대표가 단식을 한다해서 잠재워질 것 같지는 않다”며 “장 대표가 (단식으로) 건강도 잃고 우리 (지방선거) 후보들조차 유권자들에게 버림받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은 최악의 상황”이라고 썼다. 친한계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윤리위에 재심 신청을 하지 않고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윤리위원회 제명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