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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자율주행 등 대표적···산업 혁신
미국, 시장 선도 ···엔비디아·구글 등 주목
중국, 애지봇·유니트리 앞세워 주도권 강화
정부, 2030년 1위 목표···현대차 등 개발 속도
“범부처 전략 협의체 필요”·“기술 자립화 필수”
챗GPT로 생성한 콘셉트 이미지.
챗GPT로 생성한 콘셉트 이미지.

[서울경제]

피지컬 인공지능(AI)이 글로벌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피지컬 AI가 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할 기술로 평가받으며 글로벌 기술·투자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과 중국이 속도 내는 가운데 한국 역시 추격에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의 주가는 이달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22.6% 상승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CES에서 공개한 ‘피지컬 AI’ 사업 청사진으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투자 시장에서도 피지컬 AI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피지컬 AI, 휴머노이드·자율주행 등 대표적…산업 혁신 주도


피지컬 AI는 현실 세계를 인식·이해하고 물리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행동하는 AI다. 기존 AI가 디지털 환경에서 작동했다면 피지컬 AI는 실제 세계에서 구현된다. AI가 현실 세계에서 신체를 얻은 셈이다. 자율주행차나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전에 정의된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기존 로봇과 달리 상황 인식과 학습을 기반으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왼쪽)과 아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왼쪽)과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이 무대에 공개돼 있다. 라스베이거스=조태형 기자


피지컬 AI는 산업 혁신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패러다임을 단순 자동화에서 자율 지능화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된다. 피지컬 AI가 작업 환경을 인지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비정형 공정에서도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피지컬 AI가 스스로 작업 순서와 가동 속도를 최적화하고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시스템을 조정할 수 있다. 아울러 피지컬 AI는 의료 현장이나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위험 작업 환경, 돌봄 분야에도 투입될 수 있다.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노동을 대신할 수 있다.

피지컬 AI 생산 비용이 낮아지면 가정에도 투입될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066570)는 올해 CES에서 홈 로봇 ‘LG(003550) 클로이드’를 선보이고 가사 노동을 줄이는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 비전을 제시했다. 클로이드는 세탁물 운반, 요리 보조, 물건 정리 등 집안일을 수행한다. LG AI 플랫폼 씽큐와 연동해 집 안 가전을 제어한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LG의 AI 홈에 대한 비전은 분명하다”며 “고객에게 시간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지컬 AI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이 연평균 63%씩 성장해 2035년 약 380억 달러(약 54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시장 주도…엔비디아·구글·피규어 AI 등 주목


미국은 피지컬 AI 시장에서 앞서 나가는 국가다. 미국 기업들은 올해 휴머노이드 양산 계획을 밝혔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3세대 양산 돌입을 예고했다. 미국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피규어 AI는 휴머노이드 1만 2000대를 양산하고 향후 4년간 누적 10만 대 출하할 예정이다. 구글은 지난해 2월 3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한 로봇 기업 앱트로닉과 함께 피지컬 AI를 고도화하고 있다. 미국 어질리티 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디지트’를 아마존 물류센터에 도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로봇과 함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조태형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로봇과 함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조태형 기자


엔비디아는 피지컬 AI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 CES에서 물리 세계를 이해하고 추론하는 피지컬 AI용 오픈 추론 비전·언어 모델 ‘코스모스 리즌 2’를 선보였다. 엔비디아가 자율주행용 AI 소프트웨어 ‘알파마요’도 공개했다. 로봇 학습의 병목으로 꼽히는 데이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리 기반 합성 데이터를 생성하는 모델도 내놨다. 황 CEO는 “AI의 다음 단계는 로봇공학”이라며 “피지컬 AI의 챗GPT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 주도권 강화 속도


중국 기업들은 시장 주도권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애지봇의 출하량은 5168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 세계 출하량(약 1만 3000대) 가운데 39% 수준을 차지한다. 애지봇은 지난해 휴머노이드 ‘링시X2’가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공개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중국 유니트리와 유비테크 등 중국의 경쟁 업체들이 그 뒤를 이었다. 유니트리는 지난해 중국 국영 CCTV의 춘제(음력설) 갈라쇼에서 춤추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을 공개하며 화제가 됐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이틀째인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관람객이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권투를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조태형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이틀째인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관람객이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권투를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조태형 기자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으로 산업이 발전했다. 여러 지방정부는 2014년부터 ‘중국제조 2025’ 전략의 일환으로 로봇 보조금을 경쟁적으로 지급해왔다. 감속기·서보모터·정밀센서 등 핵심 부품의 자급률도 끌어올렸고 개발·제조·시험·양산 과정을 대폭 단축했다. 김영무 카카오(035720)벤처스 심사역은 “중국 기업들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며 기술력도 고도화하고 있고 생산력도 보유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며 “노하우와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기술력은 더욱 발달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정부, 2030년 1위 목표…현대차·삼성·네이버 등 개발 속도


한국은 미국과 중국을 추격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 피지컬 AI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CES에서 차세대 전동식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고 2028년까지 연간 3만 대의 로봇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중국 피지컬 AI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이 쿵후 등 고난이도 동작을 선보이는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잭 재코우스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개발 총괄은 7일(현지시간) 간담회에서 “(피지컬 AI)가 현장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걸어 다니거나 쿵후만 선보인다면 경제적 효용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며 “우리는 높은 신뢰도와 하드웨어 측면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005930)는 국내 휴머노이드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며 휴머노이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그룹은 미국 AI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피규어AI’와 ‘다이나 로보틱스’ 등에 연이어 투자하며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LG CNS도 피지컬 AI를 개발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을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LG전자 부스에서 홈 로봇 '클로이드'가 수건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을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LG전자 부스에서 홈 로봇 '클로이드'가 수건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SK(034730)그룹과 두산(000150)그룹, GS(078930)그룹 등도 피지컬 AI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포스코DX는 지난달 23일 미국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페르소나 AI에 200만 달러(약 29억 7000만 원)를 투자하고 로봇 공동 개발과 현장 적용을 위해 적극 협력한다고 밝혔다. NC AI와 크래프톤(259960) 등 국내 주요 게임사도 피지컬 AI를 개발하고 있다. 리얼월드, 위로보틱스, 홀리데이로보틱스, 에이로봇 등 스타트업도 피지컬 AI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네이버랩스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미니노이드’. 사진제공=네이버
네이버랩스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미니노이드’. 사진제공=네이버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 올해 AI 칩에만 1조원 이상의 자본투자(CAPEX)를 단행한다. 반도체, 조선, 방산 등 국가 주력 산업에 특화된 피지컬 AI를 우선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한화(000880), HD현대, LS일렉트릭, 롯데, 현대차, 대동(000490) 등 국내 주요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피지컬 AI를 상용화해 국내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주권을 지키는 ‘소버린 AI 2.0’에 이바지하겠다는 목표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10월 31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접견에서 “자동차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이 보여주듯 AI가 실제 산업 현장과 시스템 속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네이버는 AI와 클라우드 기술로 기업이 데이터를 더 잘 활용하고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엔비디아와) 협력은 AI 기술이 산업 현장의 생산성과 안전, 효율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피지컬 AI 시대’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범부처 전략 협의체 필요”·“기술 자립화 필수”


한국은 미국·중국과의 기술 격차 해소에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환 국회미래연구원 미래산업팀 연구위원은 “AI법, 가상융합법, 로봇법의 기본 계획이 독립적으로 수립되는 현재의 접근 방식을 넘어 통합적 관점에서 피지컬 AI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국가 AI 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범부처 전략 협의체를 구성하고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원과 시간 내에서 피지컬 AI의 가치를 명확히 입증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성공 사례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피지컬 AI 분야에서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들과의 글로벌 경쟁에 대응해 한국도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지능형 로봇 개발, 핵심 기술 자립, 인력 양성 등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ICT 기술력과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산업 및 공공 부문에서의 실용화와 확산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로봇의 핵심 부품이 일본·독일·미국 등 해외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위험 감소 및 기술 자립화를 위한 국산화가 필수적”이라며 “기술 성과가 산업으로 연결되도록 실증 기반을 체계화하고 초기 수요 확보, 재정 투자, 세제 지원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을 통해 피지컬 AI 생태계 전체의 지속적인 역량 결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지원 체계 마련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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