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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이 또다시 당명 개정을 추진한다. 당명 개정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기자회견에서 “전 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불붙었다. 전당원 투표를 거쳐 2월 중에 당명을 바꿔 6·3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게 국민의힘 지도부의 구상이다. 2020년 9월 국민의힘으로 변경한 뒤 5년 반 만에 다시 간판을 바꿔 다는 것이다.

당명 개정은 보수 정당이 위기마다 꺼내 들었던 돌파 카드였다. 1990년 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3당 합당으로 출범한 민주자유당은 비자금 사건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구속되고, 5·6공화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1996년 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신한국당이라는 당명은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신한국 창조’에서 따왔다. 신한국당은 1996년 총선에서 139석을 얻어 79석에 그친 새정치국민회의(현 민주당)를 눌렀지만, 50석을 얻으며 ‘녹색 돌풍’을 일으킨 자민련 때문에 과반 달성엔 실패했다. 이후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대선을 한달여 앞둔 1997년 11월 한나라당으로 당명을 변경했다. 신한국당 당명의 존속 기간은 1년 9개월에 그쳤다.

2008년 11월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열린 창당 11주년 기념 현판식. 오른쪽부터 안경률 당시 사무총장, 공성진 최고위원, 허태열 최고위원, 박희태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 정몽준 최고위원, 임태희 정
2008년 11월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열린 창당 11주년 기념 현판식. 오른쪽부터 안경률 당시 사무총장, 공성진 최고위원, 허태열 최고위원, 박희태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 정몽준 최고위원, 임태희 정책위의장. 중앙포토

한나라당은 2012년 2월 새누리당으로 당명이 바뀔 때까지 무려 14년간 간판을 지켰다. 지금도 보수의 전성기로 회자되는 정치사의 결정적인 장면은 대부분 한나라당 시절에 이뤄졌다.

한나라당은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의 역풍을 맞고도 박근혜 대표의 천막당사 승부수로 당 와해를 막았다. 이후 2005년 재·보궐선거, 2006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당 진열을 재정비했다. 한나라당의 전성기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선 후보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22.5%포인트 차로 꺾으면서 정점을 찍었다. 한나라당은 이듬해인 2008년 총선에서도 153석을 얻어 과반을 달성했고, 전성기는 한동안 이어졌다.

2012년 2월 16일 새누리당 현판식에 참석한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과 김종인, 이준석 비대위원, 황우여 대표 등 당직자들. 중앙포토
2012년 2월 16일 새누리당 현판식에 참석한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과 김종인, 이준석 비대위원, 황우여 대표 등 당직자들. 중앙포토

하지만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이 흔들리면서 당명 개정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2011년 재·보궐 선거일인 10월 26일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가 연루된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DDoS) 사건이 터지면서 당 이미지에 흠집이 났고,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도 2012년 1월 2주차 한국갤럽 조사 기준 24%로 주저앉는 등 진퇴양난의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한나라당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꿔 이미지 변화를 시도했다. 새로움을 의미하는 ‘새’와 세상을 뜻하는 ‘누리’를 엮은 순우리말 당명이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등 광고 문구로 이름이 알려진 카피라이터 출신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이 새누리당 로고를 제작했다.

새누리당은 2012년 총선에서 153석을 얻으며 승리했다. 그해 말 대선에서도 박근혜 대선 후보가 경제민주화 공약을 발표하고 한광옥·한화갑 등 민주당 출신 인사를 대거 영입하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선 끝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새누리당은 2017년 2월 13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제7차 전국위원회를 열고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꾸는 것을 확정했다. 중앙포토
새누리당은 2017년 2월 13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제7차 전국위원회를 열고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꾸는 것을 확정했다. 중앙포토

그러나 2016년 말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고, 이듬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면서 새누리당은 다시 코너에 몰리게 된다. 이에 더해 유승민·김무성 의원 등 비박근혜계 의원들이 집단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새누리당의 당세가 쪼그라들자 분위기 쇄신을 위해 2017년 2월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개정했다. 자유한국당은 2017년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가 24.03% 득표에 그치며 문재인 후보(41.08%)에 패배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17개 광역단체장 중 민주당에 14곳을 내주며 참패했다. 지금도 보수 진영에서는 당이 위기 상황일 때 ‘도로 자유한국당’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자유한국당은 보수의 암흑기를 상징했다.

자유한국당은 2020년 2월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새로운보수당 등 중도 우파 진영과 연합하면서 당명을 ‘미래통합당’으로 바꿨다. 하지만 총선에서 103석에 그쳐 180석을 얻은 민주당에 참패하면서 시작부터 흔들렸다. 결국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등장해 그해 9월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바꾸면서 미래통합당은 창당 6개월여 만에 간판을 내렸다.

2020년 10월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당직자들이 현판 제막을 하는 모습. 중앙포토
2020년 10월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당직자들이 현판 제막을 하는 모습. 중앙포토

국민의힘은 2021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승리에 이어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연승을 올렸다. 윤 대통령 당선 때만 해도 정치권에선 “제2의 보수 전성기가 찾아왔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한 데 이어 그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사태가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며 국민의힘은 암흑기를 걸었다. 결국 당명 개정 5년 반 만에 장동혁 대표가 다시 당명 개정 카드를 꺼내 들면서 국민의힘이란 당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당명 개정 카드에 대한 야권 내부 반응은 엇갈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대표가 7월 기자회견을 통해 계엄에 대해 사과했고, 당명까지 개정하면 분위기 쇄신 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남 중진 의원은 “과거 한나라당, 새누리당은 단순히 간판만 바꿔 단 게 아니라 실용주의(이명박 전 대통령), 경제 민주화(박근혜 전 대통령) 등 이슈 선점을 통해 전성기를 구가한 것”이라며 “이름만 바꾼다고 지지율이 자동으로 따라붙겠나”라고 반문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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