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껍데기에서 고개를 내밀고 풀을 뜯어 먹는 거북,
지난해 11월 발생한 홍콩 고층 아파트 화재 참사 때 살아남은 아프리카 설가타 거북입니다.
화재로 보금자리를 잃은 수천 명의 주민들처럼 이 거북도 집을 잃었는데, 돌봐주겠다는 사람이 등장했습니다.
화재 발생 소식을 듣자마자 빈 상자들을 들고 현장으로 가 파충류들을 구조한 본 찬 씨입니다.
[본 찬/'터틀스 인' 설립자]
"처음에는 껍데기 밖으로 전혀 나오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 보세요, 얼굴이 웃고 있잖아요. 표정이 밝아졌고, 훨씬 활발해졌어요. 다만 구조 당시 상황이 너무 혼란스러워서 소방관들도 거북이 어느 세대에서 구조됐는지 기억하지 못했고, 그래서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본 찬 씨 부부가 현장에서 구조한 파충류는 약 50마리,
구조된 거북들 중 일부는 등 껍데기에 화상을 입고 뜨거운 연기를 마셔 내부 장기에 손상을 입었지만, 이들 부부의 보살핌 덕에 회복 중입니다.
구조한 파충류들은 대부분 주인과 다시 만났지만, 아직도 9마리는 주인을 찾고 있습니다.
[PM 왓/수의사]
"파충류도 공포를 느낍니다. 고양이나 개와 달리 표정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죠. 거북은 완전히 껍데기 안으로 숨고 오래도록 움직이지 않습니다. 무서운 경험 이후 최대 3주간 먹이를 거부하는 것도 흔합니다. 하지만 조용한 환경에서 2~3주가 지나면 대체로 안정을 찾습니다."
홍콩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은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거북 등 파충류가 인기 있는 반려동물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11월 홍콩 화재로 최소 160명이 숨졌고, 수천 명의 이재민이 나온 가운데 이들의 상처를 보듬으려는 마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박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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