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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2020년 초 ‘공천 헌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2일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공천 헌금 의혹 탄원서를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묵인하고, 그 과정에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실에 접수된 탄원서는 금품 수수자로 지목된 김병기에게 건네졌다. 내부 제보자 입막음하라고 범인에게 알려준 꼴”이라며 “이렇게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시) 이재명 대표, 김현지 보좌관밖에 없다”고 적었다. 전직 서울 동작구의원 2명이 2023년 12월 작성했다는 탄원서가 ‘이재명 대표님께’라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실제 당시 이재명 의원실에 탄원서가 전달됐다는 주장이다.

해당 탄원서에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이 두 명의 구의원에게 각 1000만원, 2000만원씩을 받았다가, 3~5개월 뒤 돌려받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김 전 원내대표 측은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김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는 서울 동작갑으로 이 지역에서 20대 국회부터 내리 3선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왼쪽)과 강선우 의원.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왼쪽)과 강선우 의원. 중앙포토

문제의 탄원서를 당시 이재명 대표 측에 전달했다고 처음 주장한 사람은 이수진 전 민주당 의원이다. 이 전 의원은 22대 총선을 앞둔 2024년 2월 후보 공천에서 컷오프돼 민주당을 탈당했다. 서울 동작을 현역 의원이었던 이 전 의원은 탈당 이틀 뒤 CBS 유튜브에 나와 ‘동작갑 지역’의 해당 탄원서를 거론하며 “그걸 당 대표실에 넘겼다. 근데 (탄원서 속) 비리 의혹의 당사자가 검증위원장이었다”고 말했다. ‘김병기’라는 이름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당 수석사무부총장으로 중앙당 공직선거 후보자 검증위원장도 겸했던 김 전 원내대표를 지칭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함께 일하던 보좌진에게 ‘이재명 의원실로 탄원서를 보내라’고 지시했고, 해당 보좌진에게서 ‘김현지 보좌관에게 전달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당 대표가 직접 인지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대표실 연락이 없어 이 전 의원이 알아보니, 탄원서는 당 윤리감사관실을 거쳐 검증위원장이던 김 전 원내대표에게 전달된 걸로 파악됐다고 한다.

그로부터 2년 가까이 수면 아래 있던 탄원서 논란은 김 전 원내대표가 2024년 12월 전직 보좌진을 해고하고, 이들이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각종 폭로에 나서면서 다시 불거졌다. 중앙일보는 ‘탄원서를 전달받았다’는 당사자로 지목된 김현지 실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2일 휴대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으로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당시 이재명 대표실 관계자는 “선거 때면 다양한 투서와 제보가 들어왔다”며 “특정 사안에 대해선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6·3 지방선거를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 민감한 공천 헌금 문제가 터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한목소리로 기강 확립을 강조했다.

정청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요 며칠 번민의 밤을 보냈다”며 “신상필벌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공과 사가 뒤섞이고 공사 구분이 안 돼 당의 질서와 기강이 무너지게 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시·도당위원장 및 시·도당 지방선거기획단장 연석회의에선 “5월 21일이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이다. 한 달 전인 4월 20일까지는 공천을 마무리해 후보를 결정하는 게 목표”라며 “공천 과정에서 완벽한 완전 당원 경선, 국민이 참여하는 경선을 하면 공천에 끼어들 수 있는 부정부패와 금품수수 등의 불법적 요소가 완벽하게 제거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원내대표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을 촉발시킨 강선우 의원의 ‘1억 공천 헌금 녹취’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민주당은 전날 최고위에서 강 의원이 2022년 4월 22일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김경에게 공천을 줘야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을 파악해 공유한 뒤 징계 최고 수위인 제명을 결정했다. 자신의 발언권이 제한된 상태에서 단수 공천이 이뤄졌다는 강 의원의 기존 해명과 배치되는 내용이 확인되자 곧바로 강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김 전 원내대표와 강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특검까지 주장하고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2일 논평에서 “당시 이재명 대표나 당 대표실 차원에서 공천 뇌물 의혹을 인지하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면, 관리 소홀을 넘어 ‘공천 비리 묵인 또는 방치’에 해당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비판하며 특검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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