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밀어닥친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관광객들이 두꺼운 옷을 입은 채 몸을 웅크리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겨울철 한파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목과 어깨 통증을 경험하기 쉽다. 전문가들은 찬 공기로 해당 부위 주변 근육이 수축하면서 혈류가 감소하고 실내·외 온도 차 때문에 근막과 신경 조직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목과 어깨 주변 근골격계·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목 디스크(경추 추간판탈출증)를 들 수 있다. 목을 지탱하는 척추뼈 사이 완충 기능을 하는 디스크 내부에서 수핵이 삐져나와 가까운 신경을 건드리면 목과 어깨, 견갑골 안쪽으로 이어지는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팔이나 팔꿈치, 손가락 끝까지 저리는 증상도 나타난다. 흔히 목이 삐끗했다고 표현하는 경추 염좌와 일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경추 염좌는 목 주변 근육과 인대, 힘줄 등에 비교적 좁은 범위로 손상을 입은 것이어서 목 디스크와는 차이가 있다.
홍예진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교수는 “추위로 인해 어깨를 웅크리거나 목을 움츠리는 자세를 반복하다 보면 목과 어깨 주변의 근육이 과도하게 뭉치게 되고 자연스레 목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을 증가 시켜 통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목 디스크의 초기 신호인 가벼운 뻐근함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오해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하는데, 초기엔 적절한 보존적 치료와 생활교정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조기 검진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척추를 구성하는 디스크 같은 조직의 손상 외에도 움츠린 자세가 장시간 이어지면 나타날 수 있는 근골격계 질환은 다양하다. 경추에서 어깻죽지를 지나 팔까지 이어지는 신경의 다발인 상완신경총은 주변의 근육과 뼈 사이 좁은 공간을 지나는데, 잘못된 자세와 근육의 긴장으로 이 통로가 좁아져 신경을 압박할 때도 통증과 감각 이상 증상 등이 생길 수 있다. 목의 양쪽 옆에 있는 근육 무리인 사각근이 신경을 압박하는 사각근증후군이나, 늑골과 쇄골, 소흉근 등 흉곽 상부의 뼈나 근육 사이 공간이 좁아져 신경 및 혈류를 누르는 흉곽출구증후군 등도 겨울철 겪기 쉬운 질환이다.
추위의 영향을 받은 근육의 긴장이 주된 원인이 되어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과도한 경직을 풀고 해당 부위에 생긴 염증을 줄이는 등의 치료만으로도 상당히 호전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과 전침, 약침, 뜸, 부항, 추나요법 등 다양한 치료를 통합적으로 시행해 경추 주변의 기능을 회복하고 압박을 풀어주는 데 집중한다. 침·전침 치료는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통증 유발점을 완화하며 신경 기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뜸과 부항은 혈류를 개선하고 겨울철 한랭 자극으로 경직된 조직을 이완시키는 데 효과적이며, 추나요법은 틀어진 척추의 불균형을 교정해 디스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홍예진 교수는 “약침 치료는 한약재의 유효 성분을 병변과 경혈에 직접 주입해 염증을 빠르게 줄여 신경 회복을 돕는데, 특히 초음파유도 약침은 실시간 영상으로 약침을 정확하게 주입해 근막·신경·관절을 정밀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통증이 극심하거나 팔과 손으로 내려가는 방사통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단기간 내 통증 조절과 기능 회복을 위한 입원 치료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