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울산 남구 달동의 한 아파트 복도에 쓰레기 산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울산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70대 남성이 베트남전 참전 국가유공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30일 울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6시56분쯤 울산 남구 달동의 10층짜리 아파트 7층 한 세대에서 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70대 남성 A씨가 숨지고 주민 약 50명이 대피했다.
당시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따르면 집 안에는 쓰레기가 성인 남성 키 높이까지 쌓여 있었다. 내부 공간은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인력 104명, 장비 30여대를 동원해 집안에 쌓인 폐기물을 제거하면서 조금씩 진입하는 방식으로 약 7시간45분 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A씨는 집안 쓰레기더미 위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매달 45만원 정도의 참전명예수당을 받으며 20년 가까이 홀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수년 전부터 집 안에 물건을 쌓아두는 저장강박 의심증세를 보이며 오랜 기간 집안에 물건을 쌓아두는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쓰레기 집에서 생활하는 동안 악취와 해충 등에 시달리던 이웃들은 민원을 제기했다. 관할 지자체에서 A씨를 방문해 여러 차례 정리를 권했지만 A씨가 강하게 거부했다고 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