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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실용주의 용인술 이어갈 수도
“인재 이동하면 국힘 구조적 악순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향하며 미소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향하며 미소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진보 정권의 곳간지기를 경제학자 출신의 보수 정치인에게 맡긴 이재명 정부의 파격적 인사 배경을 두고 ‘한국 정치 지형을 재편하는 공격적 접근’이라는 분석부터 ‘탕평을 가장한 총알받이’라는 비판까지 백가쟁명식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국민의힘 소속 이혜훈 전 의원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외연 확장을 넘어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이념적 정체성을 재구성하고 정치 지형을 재편하는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서울 서초갑에서만 세 차례 국회의원(17·18·20대)에 당선되고 후보자 지명 당시에도 국민의힘 서울특별시당 중구성동을 당협위원장이었던 보수 정치인에게 경제 분야 핵심 요직을 주는 것은, 이재명 정부 출범 전 대선 캠프에 합류했던 보수 인사들에게 공직을 맡긴 것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나 민주당과 별다른 접점도 없다. “정권 말 레임덕 국면에서 등장한 유화책이 아닌, 정권 초에 나온 파격적 확장 전략”, “위기감이 아닌 자신감의 발로”(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12·3 내란사태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 내 강성 보수 세력을 고립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하는 위헌정당, 극우 극단세력이 지배하는 컬트정당, 수권 가능성을 상실한 영남지역당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그 와중에 과거 보수의 수권능력과 유능함을 상징했던 인사들을 흡수하는 것은 정책의 스펙트럼 확장을 넘어 자멸하는 보수정당을 영구적으로 그 궤도에 가두고 정치지형을 재편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주도하는 중도 보수 인사 영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찍이 민주당의 이념적 정체성을 ‘중도 보수’로 규정한 이 대통령이 특유의 실용주의 용인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국민의힘 안에선 “해양수산부 장관 자리에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을 데려갈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조차 돌고 있다”(김재원 최고위원)는 반응이 나왔다.

박 전 의원은 “유능한 인재들은 미래가 있는 쪽으로 이동하고, 남겨진 조직은 더욱 극단화되며, 이는 다시 이탈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형성된다”며 “즉 상대 진영에는 구조적 악순환을 고착시키고, 자신은 선순환 구조를 제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헤게모니 전략이 가동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과를 거둔다면 그 결과는 일시적 정세 변화가 아니라 향후 한국 정치의 기본 틀을 규정할 수 있는 구조적 전환이 될 것”이라며 “경쟁적 양당제의 퇴조와 지배적 중도보수 정당의 등장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도 “보수 진영은 그동안 내부 동질성 강화만 외쳐왔고 이제 더 이상 외연 확장이 불가능해졌다. 보수는 닫혀가고 민주당은 열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후보자 발탁이 ‘총알받이’ 이상의 의미를 갖기 힘들다는 반론도 있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29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후보자를 데려가서 무슨 (정책) 기조를 바꾸겠느냐. 보수 경제 전문가를 가지고 가서 보수 정책을 입안하겠느냐”며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를 염두에 두고 총알받이로 쓰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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