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클립아트코리아
[서울경제]
미국에서 100개월짜리 자동차 할부 상품이 등장했다. 차 가격이 너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은 대출 기간을 8~10년까지 늘려야 차량을 살 수 있는 상황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신차와 트럭 가격이 2020년 이후 33% 상승하며, 100개월(8년 4개월)짜리 초장기 할부가 등장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자동차 매장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켈러허는 “이제 월 300달러(한화 약 43만원)짜리 신차 할부금은 사라졌다”며 많은 가정이 새 차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가을 신차 평균 가격은 5만 달러(한화 약 7225만 원)를 넘어, 팬데믹 이전의 3만8000달러(한화 약 5491만 원)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J.D.파워에 따르면, 11월 기준 신차 평균 월 납입액은 760달러(한화 109만원)에 달했다. 높은 할부금과 물가·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일부 소비자는 이미 할부금을 연체하기 시작했다.
이런 부담을 피하려 구매자들은 기존에 많이 찾던 48~60개월 대출 대신 72개월 이상 장기 대출을 선택하고 있다. 소비자 신용정보 제공 기관 익스피리언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전체 구매자의 3분의 1이 6년 이상 대출을 선택했다. 일부 대형 픽업 구매에는 100개월짜리 초장기 할부도 등장했다.
자동차 가격이 급등하면서, 3만 달러(한화 약 4335만 원) 이하 모델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소닉 오토모티브의 최고재무책임자 히스 버드는 “구매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저가 모델이 없다면, 아무리 할부를 오래 해도 구매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비싼 차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장기 할부 시 총 부담 증가와 저소득층 구매력 감소로 이어진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보유한 자동차 대출 규모는 1조6600억 달러(한화 약 2398조 7,000억원)로, 5년 전보다 3000억 달러(433조 5000억 원) 늘었다. 생활비와 금리 부담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경제 전망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형·저가 차량 판매를 허용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지시했다. 초소형 차는 차체가 작아 충격 분산이 어려워 안전 테스트에서 불리했지만, 안전 기준을 일부 완화해 저렴한 초소형 차 판매를 촉진하려는 것이다. 또한 포드, 지프 등 주요 업체들은 기존 모델의 사양을 기본만 갖춘 가격 낮춘 모델을 내놓으며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