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종교 정치개입, 윤석열 입당 후 본격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 2021년 8월12일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여야가 추진에 합의한 통일교 특검과 관련해 “통일교·신천지 특검을 하면 국민의힘은 정당 해산 사유가 하나 더 추가될 뿐”이라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2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통일교·신천지 특검을 하면 이재명 정부가 곤경에 처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이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이미 끝난 전재수 의원 하나 잡으려고 시작한 국힘의 단견(짧은 생각)이 결국 역공당하는 자승자박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유사 종교 집단이 정치에 잠입해서 당내 경선을 좌지우지한 것은 2021년 7월 윤석열이 국민의힘에 들어올 때 신천지 10만1000원짜리 책당(책임당원) 가입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그때 유사 종교 집단의 몰표로 경선판을 뒤집어 본 윤석열의 경선 총괄위원장이었던 권성동 의원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통일교도 끌어들여 직접 당대표 선거에 나가려고 했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그러나 기왕에 여야가 특검에 합의 했으니 이번 기회에 반헌법적인 유사 종교 집단의 정치 관여를 뿌리째 뽑아 한국 정치판을 정화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앞서 홍 전 시장은 통일교 정교 유착 의혹의 본질은 정당 내부 경선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통일교 사태의 본질은 유사 종교 집단의 정치 개입이지 개별 정치인에 대한 로비가 아니”라며 “한-일 해저터널을 둘러싼 개별적인 로비는 있을 수 있으나 그게 본질은 아니고, 특정 종교집단의 정당 내부 경선 개입이 그 본질”이라는 글을 올렸다.
홍 전 시장은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한 선거는 이들(통일교)은 큰 영향력이 없으나 소수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당내 경선은 가히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러한 현상은 윤석열이 정치판에 들어온 2021년 7월부터 본격화됐고, 신천지·통일교·전광훈 세력들이 힘을 합쳐 윤석열을 몰표로 밀어 대통령 후보로 만들었다”며 “(대선에서) 1%도 안 되는 차이로 대통령을 만든 뒤부터 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암약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2021년 11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6.35%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22일 통일교 특검을 신속하게 실행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제3자 추천’ 등 추천권이나 특검 수사 대상 등 세부 사항을 두고는 샅바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추천권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헌재에도 추천권을 주자는 민주당의 제안을 거절하고 있고, 민주당은 교단 관계자 진술이 특검 수사보고서에 등장한 나경원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들 전반으로 특검 수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신천지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에 포함하자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