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방위 환율 대책 발표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20%)를 한시적으로 비과세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기획재정부는 2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
외환당국이 24일 정부의 ‘환율 방어’ 능력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강도 높은 구두개입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국장’으로 돌아오는 해외주식 투자자(서학개미)에게 비과세 혜택을 주겠다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 관련기사 3면
감세라는 당근으로 서학개미의 국내 복귀를 유도해 환율 상승세를 누르기 위한 조치다. 여기에다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49.8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치면서 3년1개월 만에 최대폭(33.8원) 하락했다.
외환당국(기재부·한국은행)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 개장과 동시에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당국은 “지난 1~2주에 걸쳐 일련의 회의를 개최하고, 부처 및 기관별로 담당 조치를 발표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상황을 정비한 과정이었음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능력 확인하게 될 것”
당국 경고 후 환율 33.8원 ↓
‘RIA’ 신설, 1년간 세제지원
대미 투자 시기 조율도 언급
달러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대책도 나왔다. 기재부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를 신설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23일까지 보유하고 있던 해외주식을 매각한 자금을 원화로 바꾼 뒤 RIA를 통해 국내주식에 1년간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세를 한시적(1년)으로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비과세 한도는 매도금액 기준으로 1인당 5000만원이다.
국내증시로 복귀하는 시점에 따라 세액 감면 혜택은 차등 부여된다. 내년 1분기 복귀분은 100%, 2분기는 80%, 하반기는 50%가 각각 감면된다. 정부는 또 개인투자자가 해외주식에 대해 환헤지(선물환 매도)를 하면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환헤지 시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국내 모기업이 해외 자회사에서 받은 배당에 대한 세금 혜택도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연간 200억달러 한도의 대미투자 시기 조율 가능성도 열어뒀다. 시장이 대미투자가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설명자료)에 무분별한 원화 절하 움직임에 대해 경계하고 고려한다는 문구가 있다”며 “지금 미국 재무부와 이 부분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200억달러 투자가 다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것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 투자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전방위적 대응에 1500원을 위협하던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33.8원 하락한 1449.8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월6일(1447.7원)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일일 하락폭은 3년1개월 만에 최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