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지하철 흉기 난동 사건의 용의자 부모가 23일 타이베이시 법의검시부검센터에서 취재진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서울경제]
대만 타이베이 도심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의 용의자 부모가 공개 석상에서 무릎을 꿇고 시민과 피해자 유가족에게 사죄했다.
23일(현지시간) 대만 중앙통신사와 AFP통신에 따르면 흉기 난동 용의자인 장원(27)의 부모는 이날 타이베이에 위치한 법의부검센터 앞에서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죄송하다”는 말을 네 차례 반복한 뒤 무릎을 꿇고 사회와 피해자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이날은 장원의 시신에 대한 부검이 진행된 날이었다.
장원의 부친은 “아들이 저지른 범죄는 하늘에 닿을 만큼 큰 잘못으로,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줬고 피해자 가족들에게는 결코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 당국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장원의 모친은 인터뷰 내내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 장면은 대만 현지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취재진은 장원의 최근 생활 상태와 금전적 지원 여부, 피해자 보상 의사 등을 물었으나 부모는 이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부모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장원은 이달 19일 타이베이 중산구와 중정구 일대에서 연쇄 방화를 저지른 뒤 타이베이역 지하철 출구 인근에서 연막탄을 던지고 휘발유 드럼통에 불을 붙였다. 이후 타이베이역 지하 통로와 중산역 인근 ‘에스라이트 스펙트럼’ 백화점에서 흉기를 휘두르며 시민들을 공격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원은 범행 이후 추격 과정에서 5층 높이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이번 사건으로 장원을 제외하고 시민 3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현재 장원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으며 범행이 계획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사 결과 장원은 지난 1월 타이베이 메인역 인근에 아파트를 임차해 거주하며 범행 전 주요 지역을 사전에 답사한 정황도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