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25 올해의 CEO]
메리츠금융그룹의 양대 축 중 하나인 메리츠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 7016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1조 클럽’의 전망을 높였다.
호실적의 배경은 각 부문별 고른 성장. 그리고 이를 이끈 것은 금융공학, 리스크 관리에 능통한 장원재 사장과 메리츠화재 재직 시절 탁월한 투자운용 능력을 보인 70년대 생 김종민 사장의 명확한 역할 분담, 투톱체제였다.
장원재 사장은 금융공학, 자산운용, 상품기획 등 핵심적인 금융 업무에서 뛰어난 실적을 이뤄낸 금융 전문가다. 특히 실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숫자에 강한’ 대표적인 CEO로 손꼽히고 있다.
가장 큰 성과는 ‘제로 수수료’. 장 사장은 대표이사 부임 이후 회사의 상대적 약점이라고 여겨졌던 리테일 부문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주식 ‘제로 수수료’를 적용한 Super365 계좌를 필두로 투자자를 대거 끌어모았다. 이벤트 직전 약 1조원에 불과했던 디지털 관리자산은 올해 12월 10일 기준 17조원을 넘어서며 17배 가까이 늘었다. 고객 수도 동반 급증해 지난해 10월 말 2만3000여 명이었던 Super365 계좌 고객 수가 최근 32만 명까지 늘어나는 등 디지털 채널 확장에 크게 기여했다.
차세대 온라인 투자플랫폼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메리츠 증권은 이를 위해 올해 초 대표이사 직속 이노비즈센터를 신설하고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의 테크기업 출신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했다. 이노비즈센터는 장 사장의 주도하에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웹 기반 차세대 온라인 투자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김종민 사장은 지난해 7월부터 메리츠증권의 기업금융·관 리 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에서 시작해 증권사 CEO 자리까지 올라간 첫 사례다.
김 사장은 최고투자책임자(CIO)로서 압도적인 자산운용 수익률로 메리츠화재 자산을 빠르게 성장시킨 역량을 인정받아 2023년 11월부터 메리츠금융지주 그룹운용 부문 사장을 겸임, 그룹 전반의 자금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특히 금융 솔루션 수요 확대로 높은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일반 기업금융 부문에 진출해 투자은행(IB) 사업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굵직한 딜을 주도하며 부동산 중심의 수익구조를 ECM, DCM 등 일반 기업금융으로 확대하는데 주력했다. 3분기엔 SK이노베이션과의 자산 유동화 거래를 성공적으로 주관하며 한국 IB의 존재감을 새롭게 각인시켰다. 업계에서는 그간 외국계 PEF가 주도해온 대규모 자금 조달 시장에서 국내 토종 증권사가 주도권을 되찾은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김종민 사장의 성과는 초대형 IB의 핵심 사업인 발행어음 인가에서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메리츠 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발행어음 인가 획득 시 이를 발판 삼아 ‘한국판 골드만삭스’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